대학생 A씨는 소속 대학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다른 유저 B씨와 온라인에서 논쟁을 벌이게 되었고, 감정이 격해진 A씨가 B씨의 커뮤니티 닉네임을 거론하며 각종 욕설과 비방성 글을 게시하면서 상황이 심각해졌습니다.
B씨도 A씨만큼 커뮤니티 활동이 왕성했기 때문에, B씨가 그간 밝힌 정보 등을 바탕으로 B씨가 어느 학과 몇 학년 학생인지 추론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B씨는 "A씨를 사이버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주장했고, A씨는 "닉네임만 언급했는데 무슨 명예훼손이 되느냐"고 맞섰습니다.
두 사람이 활동하던 커뮤니티에는 해당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이 대다수 가입해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의 격렬한 분쟁은 순식간에 학생들 사이로 퍼져나갔습니다.
이 경우 B씨는 정말로 A씨를 사이버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수 있을까요? 그럴 경우 A씨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법무법인 정음이 살펴보겠습니다.
A씨의 행위, 사이버명예훼손에 해당할까?
우선 '사이버명예훼손'이라는 혐의가 따로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형법은 명예훼손죄를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행위를 온라인에서 했다면, 형법이 아닌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됩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벌칙)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 제1항과 제2항의 죄는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따라서 흔히 '사이버명예훼손'이라고 부르는 행위는 모두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형법상 명예훼손죄보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의 처벌 수위가 더 높다는 점을 눈치채셨을 텐데요, 온라인 공간은 정보 전파 속도가 빠르고 파급력도 크기 때문에 형사책임이 더 무겁게 부과됩니다.
사이버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 ▲명예훼손성 ▲특정성 ▲사실 또는 허위사실 적시라는 요소가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공연성은 많은 사람이 해당 내용을 쉽게 볼 수 있는 상태여야 함을 의미합니다. A씨 사례에서는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다수가 커뮤니티를 이용하며 A씨의 게시글을 볼 수 있었으므로 공연성이 충족됩니다.
명예훼손성은 게시물로 인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A씨가 긍정적인 내용을 올린 것은 아니므로 이 부분도 어느 정도 충족된다고 보입니다.
특정성은 게시물을 본 사람들이 피해자가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학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였고, B씨의 소속 학과나 학년 등을 추론할 수 있는 정보가 유저들 사이에 공공연히 퍼져 있었기 때문에, A씨가 B씨의 닉네임만 언급했더라도 특정성이 충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실 또는 허위사실의 적시는 게시물에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씨가 "B씨는 상습적으로 전자상거래 사기를 저질러 벌금형까지 선고받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이 커뮤니티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게시했다면, 이것이 사실일 경우 사실적시 명예훼손, 허위일 경우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이 됩니다.
그런데 A씨는 이러한 구체적 내용 없이 B씨에 대한 비난과 욕설을 중심으로 게시물을 작성했습니다. 따라서 A씨의 행위는 사이버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A씨에게 인정되는 혐의는?
그렇다면 A씨에게는 어떤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까요? 바로 모욕죄입니다. 모욕죄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 없이 단순한 비방이나 욕설만으로도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A씨가 B씨에 대한 성적인 내용을 언급했고 이로 인해 B씨나 다른 유저들이 성적 불쾌감을 느꼈다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즉 사이버명예훼손 혐의는 피하더라도, 사이버모욕죄나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불법정보유통 등과 관련한 책임까지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형법 제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합의와 대응 방법
어떤 경우든 처벌이 결코 가볍지 않고, B씨가 입은 사회적 체면 손상이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도 무겁게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A씨 측은 대응 방안을 서둘러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분명히 소명하고, 인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처벌이 감경될 수 있도록 상황을 이끌어야 합니다.
A씨가 B씨와 합의에 성공한다면 처벌 수위가 크게 낮아질 수 있고, 사이버명예훼손이나 모욕죄 사안에서는 합의만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A씨는 적극적으로 B씨에게 합의 의사를 전달해야 합니다.
합의금은 B씨가 받은 정신적 고통과 A씨에게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처벌 수위 등을 고려해 산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두 사람이 충분히 의견을 나누며 금액을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이버명예훼손이나 모욕죄와 관련한 상담 문의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이뤄진 비방이나 비난은 기록으로 남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관련 혐의를 받고 계시다면 담당 변호사와 상의하며 상황을 최대한 안전하게 풀어갈 방안을 찾으셔야 합니다. 혐의를 부인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시고, 지금 상황에 가장 알맞은 전략을 세우시길 당부드립니다.
법무법인 정음 천안사무소가 의뢰인 여러분의 편에서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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