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87분 읽기

주차장 출입구 막은 차, 과태료와 형사처벌 구분 기준

주차장 출구를 막은 차량 때문에 갇혔을 때, 개정 주차장법 시행령의 이동 요구와 과태료, 업무방해·일반교통방해죄 성립 갈림길, 차를 밀면 재물손괴가 되는 이유를 정리했습니다.

지하주차장 출구에 낯선 SUV가 비스듬히 서 있습니다. 전화번호는 없고, 관리사무소에서는 '여기는 사유지라 저희가 강제로 어쩌지 못한다'고 합니다. 예전이라면 정말 발만 굴러야 했지만, 8월 28일부터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개정된 주차장법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아파트, 상가 주차장 출입구를 막는 행위에 대해 주차장 관리자가 차량 이동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겼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1차 100만 원, 2차 200만 원, 3차 이상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다만 여기서 많이들 놓치는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과태료 트랙과 형사 트랙을 별개로, 동시에 진행됩니다.

그동안 왜 경찰이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을까

문제는 '사유지'였습니다. 도로교통법 제32조, 제33조의 주정차 금지 규정은 원칙적으로 도로에서의 주정차를 규율합니다. 아파트 단지 안이나 상가 지하주차장은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보기 어려운 구간이 많아서, 지자체 단속 공무원도 경찰도 개입할 근거를 찾기 어려웠죠.

그러다보니 실무에서는 형사 고소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형사 사건은 성립 요건이 까다롭고 처리에도 시간이 걸립니다. 당장 오늘 차를 빼야 하는 사람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죠.

또한 이번 개정으로 무료 공영주차장을 장기간 독점 점유하는 경우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한 대가 몇 주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손대지 못하던 상황에 행정적으로 개입할 길이 열린 겁니다.

과태료로 끝나는 길막과 형사 사건이 되는 길막은 어디서 갈리나

같은 길막이라도 결론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실무에서 보는 갈림길은 세 가지입니다.

· 고의성 자리가 없어 잠깐 세워둔 것인지, 특정인을 표적으로 막은 것인지, 연락처를 남겼는지 여부가 이 지점에서 결정적입니다.

· 막힌 대상 개인 차량 한 대인지, 상가 전체의 영업 동선인지. 후자라면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 영역으로 들어갑니다.

· 그 통행로의 성격 이게 가장 중요한데요, 형법 제185조 일반교통방해죄는 육로를 막았을 때 성립합니다. 그리고 판단은 여기서 갈립니다. 차단기 없이 외부 차량도 자유롭게 드나들던 단지 내 통행로였다면 육로로 인정되는 쪽으로, 차단기와 등록차량으로 통제되어 사실상 입주민만 쓰던 공간이었다면 부정되는 쪽으로 실무는 움직입니다. 같은 아파트라도 정문 구조 하나 때문에 죄명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상담하실 때 단지 입구 사진을 챙겨 오시면 이 부분을 판단하는데 훨씬 수월합니다.

제가 맡았던 두 사건, 한 분은 피해자였고, 한 분은 피의자가 됐습니다

첫 번째. 수도권 한 근린상가 지하주차장 사건입니다. 임대료 문제로 건물주와 다투던 세입자가 자기 승합차를 진입로에 세워두고 열쇠를 가진 채 연락을 끊었습니다. 그사이 배송 차량도 손님 차량도 들어오지 못했고, 지하 1층 매장 세 곳의 매출이 하루치 끊겼습니다. 카드 매출 자료와 관리실 CCTV를 토대로 손님 이탈 정황을 정리해 제출했고, 업무방해로 처리됐죠. 여기서 결정적이었던 건 '얼마나 오래 막았는가'가 아니라 연락 두절 상태를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반대편이었습니다. 아이 진료 예약 시간에 쫓기던 정 모 씨(가명)가 출구를 막은 차 앞에서 세 시간을 기다리다 끝내 그 차를 밀었습니다. 차는 몇 미터 굴러가 화단 경계석에 옆면이 긁혔고, 정 씨는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로 입건됐습니다. 억울한 마음이 클수록 이런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여기서 만약 상대에게 '차 안 빼면 가만 안 둔다'고 몰아붙인 문자까지 있었다면 형법 제324조 강요죄 문제까지 더해졌을 겁니다.

피해자가 5분 만에 피의자로 바뀌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차에 손을 대는 순간, 사건의 주인공이 바뀝니다.

막상 갇혔을 때, 순서대로 이렇게 하십시오

1. 사진부터 찍으세요

차량 번호판, 막힌 각도, 연락처 부재, 그리고 시각이 찍힌 화면 최소 세 컷 이상, 처음과 나중을 나눠 찍어 두십시오. 시간 경과가 고의성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2. 관리사무소에 정식으로 이동 요구를 접수하세요

말로만 하지 말고 접수 기록을 남기십시오. 개정 시행령상 과태료는 관리자의 이동 요구와 그 불응이 전제입니다. 이 기록이 없으면 과태료 부과 자체가 어렵습니다.

3. 112 신고를 하세요

출동 기록 자체가 객관적인 증거가 됩니다. 현장에서 해결되지 않더라도 신고 이력은 남으므로 신고를 하시기 바랍니다.

4. 관할 지자체에 과태료 부과 요청을 하세요

상습 차량이라면 신고 이력이 누적되어야 하며, 위반 횟수가 쌓이면 과태료도 올라갑니다.

5. 절대 차에 손대지 마세요

밀기, 견인기사 임의 호출, 타이어 바람 빼기 등 모두 피해자가 피의자가 될 수도 있는 형사 리스크가 있습니다. 절대 상대방의 차에 함부로 손을 대지 마세요.

과태료 통지서나 출석 요구서를 받으신 경우라면

과태료는 사전통지 후 의견 제출 기간이 있고, 통상 10일 이상이 주어집니다. 자리가 없어 잠시 세웠다는 사정이나 연락처를 남겼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던 정황은 이 단계에서 소명하는 편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부과 처분을 받은 뒤에도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고지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 이의제기가 가능하고, 이의하면 법원의 과태료 재판으로 넘어갑니다. 그대로 두고 다투지 않으면 확정되어 다시 되돌리기가 어렵습니다.

형사 쪽 시효도 짚어드리겠습니다. 업무방해는 7년, 재물손괴는 5년입니다. 시간이 남았다고 미루는 사이 CCTV는 사라집니다. 대부분의 아파트, 상가 영상은 2주에서 한 달 안에 덮어쓰기가 됩니다. 이러한 유형의 사건들은 첫 2주 안에 승부가 난다고 봐도 무리가 없죠.

상담 오실 때 챙겨오시면 좋은 것들

현장 사진과 동영상, 관리사무소 접수 내역, 112 신고 문자, 상대와 주고받은 문자 전부(감정적인 내용도 빼지 말고 그대로), 여기에 단지나 상가 출입구 구조를 알 수 있는 사진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상가라면 그날 매출 자료를, 과태료 통지서를 받으셨다면 통지서 원본도 함께 주십시오. 30분이면 이 사건이 과태료 선에서 정리될 사안인지, 형사로 다퉈야 할 사안인지 판단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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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

    강윤석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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