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적의 A씨는 한국에서 계속 머무르며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자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국 국적의 B씨는 자신이 타지에서 생활하는 동안 부모님을 돌봐 줄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혼인신고를 했는데, 혼인신고 이후 함께 살지도 않았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지도 않았습니다.
A씨는 베트남 국적의 애인을 사귀면서,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B씨의 집에 들러 며느리 행세를 하며 B씨의 부모님께 식사를 차려 드리고 잠시 시간을 보냈습니다.
B씨는 다른 지역에서 일하면서 사실혼 관계의 여성과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B씨는 '보수'의 명목으로 A씨에게 매달 일정 금액을 보냈고, 자신의 부모님과만 연락할 뿐 A씨에게 따로 연락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 두 사람의 혼인은 사실상 위장결혼이고, 법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에게 부부로서 정신적·육체적 결합을 이어갈 의사의 합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법무법인 정음의 이번 글에서는 혼인무효소송에 대해 알아보고, 얼마 전 대법원이 혼인무효소송과 이혼에 대해 내린 새로운 판결도 함께 다루겠습니다.
혼인무효소송이란?
혼인무효소송이란 말 그대로 해당 법률혼이 애초부터 효력이 없는 무효 상태였음을 확인받고자 하는 소송입니다. 혼인무효를 주장하려면 민법 제815조에 규정된 사유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해야 합니다.
민법 제815조(혼인의 무효)
혼인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무효로 한다.
1. 당사자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
2. 혼인이 제809조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때
3. 당사자간에 직계인척관계(直系姻戚關係)가 있거나 있었던 때
4. 당사자간에 양부모계의 직계혈족관계가 있었던 때
이 중 제2호는 8촌 이내의 혈족 간에 혼인이 이뤄졌다면 그 혼인을 무효로 본다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판결이 내려졌기 때문에, 2024. 12. 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만 계속 적용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실제로 혼인무효확인소송과 관련해 상담을 요청하시는 경우의 대부분은 제1호인 '당사자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위 사례 속 A씨와 B씨 역시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때 '혼인의 합의'란 두 사람이 정말 부부가 될 것을 합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위 사례에서 A씨와 B씨는 교제하던 사이도 아니었고 부부로서 지낼 마음도 없었습니다. A씨에게는 베트남 국적의 애인이, B씨에게는 사실혼 관계의 부인이 있었던 점을 볼 때, 두 사람은 그저 부부라는 신분이 필요해서 혼인신고를 한 것뿐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두 사람은 해당 사실을 입증하며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혼인이 처음부터 무효였다고 소송을 통해 인정되면 A씨의 국적 취득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애초에 두 사람이 혼인한 적이 없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되기 때문에, A씨의 비자나 국적과 관련된 사안도 모두 처음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A씨 입장에서는 혼인무효소송이 달갑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B씨 측에서 사실혼 배우자와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한다면, A씨 측이 이에 대응하면서 분쟁이 첨예하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A씨와 B씨가 이혼했다면 혼인무효소송은 불가능할까?
혼인신고 후 10년가량 지나 A씨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고 B씨가 다시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되면서, 두 사람은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협의이혼을 했는데, 이후 '이혼남'이라는 타이틀이 탐탁지 않아진 B씨가 'A씨와의 혼인 과정에서 의사의 합치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며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한다면 어떨까요?
본래 대법원은 '이혼한 부부의 혼인은 무효로 돌릴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어차피 이미 남편과 아내가 서류상 '남'이기 때문에, 굳이 혼인무효를 통해 얻을 이익이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대법원은 오랜 기간 유지되던 이 입장을 뒤집었습니다. 혼인관계가 해소된 이후이더라도 혼인무효소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인정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A씨나 B씨는 이혼 이후에도 혼인무효소송을 통해 혼인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혼인무효소송을 하고자 하신다면, 해당 사안이 혼인무효에 해당하는지 먼저 법적인 시각에서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혼인취소와 구별하기 어려우실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법률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면서 절차를 밟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협박 등에 의해 혼인신고를 하게 된 경우, 본인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태에서 혼인신고를 하게 된 경우, 혹은 위 사례처럼 부부로서 결합할 의사 없이 혼인신고를 한 경우 모두 혼인무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입증자료를 적극적으로 확보하신 뒤 보다 유리한 방향으로 사안을 이끌어 가시길 바랍니다.
법무법인 정음 천안사무소에서는 변호사들이 직접 상담하면서 현재 상황에 알맞은 솔루션을 마련해 드리고 있습니다. 합리적 대응으로 마음 편한 결과를 얻으실 수 있도록, 정음의 변호사들이 진심으로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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