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510분 읽기

단톡방 험담 명예훼손 공연성 기준, 동료 서너 명도 처벌될까

동료 서너 명이 있는 단톡방 험담도 명예훼손이 될까요? 법원은 인원이 아니라 말이 퍼질 가능성(전파가능성)을 봅니다. 공연성 판단 기준과 수사 대응을 정리했습니다.

동료 서너 명이 있는 단톡방에 다른 동료 이야기를 올렸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습니다. 몇 명뿐이었으니 괜찮지 않을까 싶겠지만, 법원은 들은 사람의 수를 보지 않습니다. 그 말이 단톡방 밖으로 퍼질 수 있었는지를 봅니다.

회사 동료 서너 명이 있는 단톡방에서 다른 동료 험담을 했는데,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습니다. 몇 명에게만 말해도 처벌되나요?

같은 회사 동료들이 모인 방은 이 가능성이 인정되기 쉽습니다. 결론이 달라지는 것은 참여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특별할 때입니다.

사람 수로는 선이 그어지지 않습니다

몇 명 이상에게 말해야 명예훼손이 된다는 기준은 법에도 판례에도 없습니다. 형법 제307조는 '공연히'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한 사람을 처벌합니다. 그래서 단톡방 험담이 이 죄가 되는지는 '공연히'라는 요건을 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공연성은 명예훼손죄와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그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동료 서너 명은 다수인보다 '특정 소수'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특정 소수에게 한 말에도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 근거가 전파가능성 법리입니다. 들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이 있었다면, 처음 들은 사람이 몇 명이든 불특정 다수가 알 수 있는 상태로 봅니다. 대법원은 2020년 11월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이 법리를 유지했습니다. 다만 막연한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고, 검사가 그 가능성을 엄격하게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따질 질문은 '몇 명이었나'가 아니라 '그 서너 명이 옮길 수 있었나'입니다. 숫자가 적다는 사실은 판단의 출발점일 뿐입니다.

명예훼손은 들은 사람의 수가 아니라, 그 말이 밖으로 퍼질 수 있었는지로 판단합니다.

동료 단톡방에는 말이 옮겨 갈 길이 열려 있습니다

법원은 여러 사정을 함께 놓고 전파가능성을 판단합니다. 동료 단톡방은 그 사정들이 대부분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자리입니다. 대법원이 보는 사정은 말한 사람·들은 사람·피해자의 관계, 대화가 오간 경위, 말한 내용, 그리고 말한 방법과 장소입니다.

입으로 한 험담은 듣는 사람의 기억에만 남습니다. 단톡방 메시지는 글로 남고, 캡처 한 장이나 전달 버튼 하나로 원문 그대로 옮겨 갑니다. 법원은 이 점을 전파가능성이 있다고 볼 사정으로 자주 듭니다.

들은 사람이 피해자와 같은 회사에 다닌다는 점도 같은 쪽으로 작용합니다. 피해자의 평판이 만들어지는 곳이 그 직장이고, 참여자들은 다른 동료들과 매일 얽혀 지냅니다. 험담이 건너갈 다리가 처음부터 놓여 있는 셈입니다.

단톡방이라는 형식 때문에 적용되는 법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메신저 대화방은 정보통신망이므로,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됩니다. 이 조항의 법정형은 사실을 드러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의 2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보다 무겁습니다. 이 조항도 '공공연하게' 드러낼 것을 요건으로 삼기 때문에 공연성 판단은 형법과 같습니다.

듣는 사람이 입을 닫을 관계라면 결론이 달라집니다

전파가능성이 부정되는 것은 듣는 사람이 그 말을 옮기지 않을 특별한 관계에 있을 때입니다. 상대방이 말한 사람이나 피해자의 가족처럼 아주 가까운 사이라면, 법원은 전파가능성을 부정하는 쪽으로 봅니다. 직무상 비밀을 지켜야 하는 사람에게 말한 경우도 같습니다. 이런 관계라면 여러 명이 들었어도 공연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 본인과 둘만 있는 대화방에서 한 말은 사정이 아예 다릅니다. 내용을 아는 사람이 피해자 한 명뿐이라 공연성이 없고, 명예훼손죄도 모욕죄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같은 험담이라도 방에 누가 있었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예외를 넓게 읽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만 하는 얘기'라는 당부만으로는 결론이 바뀌기 어렵습니다. 그 당부가 지켜지리라 믿을 만한 관계가 함께 있어야 의미가 생깁니다. 같은 부서 동료라는 사실만으로는 그런 관계가 되지 않습니다.

말한 사람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도 요건에 들어갑니다. 법원은 행위자가 그 말이 퍼질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 받아들였을 때 공연성에 대한 고의를 인정합니다. 같은 회사 동료들이 모인 방이라면 이 인식을 부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캡처를 넘긴 동료가 있어도 기준은 내가 올린 순간입니다

고소 소식을 듣고 그 방의 누가 캡처를 넘겼을지 참여자 얼굴을 하나씩 떠올려 보셨을 겁니다. 그러면 퍼뜨린 사람은 그 동료이지 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쉽습니다. 그러나 공연성은 메시지를 올린 순간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그 순간 참여자들이 옮길 가능성이 있었다면 명예훼손은 그때 이미 성립합니다. 법원은 나중에 실제로 퍼졌는지보다 발언 당시에 퍼질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봅니다. 그래서 아무에게도 전달되지 않았더라도 그 가능성이 증명되면 공연성을 인정합니다. 캡처를 넘긴 동료가 따로 있어도 내 책임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입니다.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공연성은 메시지를 올린 순간을 기준으로 봅니다. 나중에 지우거나 다른 동료가 캡처를 넘겼어도 결론은 같습니다.

메시지를 지웠다고 해서 결론이 바뀌지도 않습니다. 죄는 메시지를 올린 시점에 성립했기 때문입니다. 삭제는 피해가 더 번지지 않게 막았다는 사정으로, 형을 정할 때 참작될 여지가 있을 뿐입니다.

'사실을 말했는데 왜 문제냐'는 물음도 곧바로 나옵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진실한 사실을 드러낸 경우도 처벌합니다. 헌법재판소는 2021년 2월 이 조항을 합헌으로 판단했습니다.

험담의 내용이 적용 조문을 정합니다

공연성은 누가 들었느냐의 문제입니다. 어떤 죄가 되느냐는 무슨 말을 했느냐가 정합니다. 첫 갈림길은 구체적인 사실을 담았는지, 평가나 욕설에 그쳤는지입니다.

'거래처 접대비를 개인 용도로 썼다'처럼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말하면 명예훼손입니다. 그 내용이 사실이면 형법 제307조 제1항이, 거짓이면 제2항이 적용됩니다. 거짓일 때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아집니다. 반면 '일 못하는 인간'처럼 사실 없이 깎아내리기만 했다면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이고,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진실한 사실이라도 처벌받지 않으려면 형법 제310조의 조건을 채워야 합니다.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면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동료의 사생활이나 성격을 두고 한 험담은 이 조건을 채우기 어렵습니다.

회사 비위를 알려 다른 직원의 피해를 막으려던 대화였다면 다퉈 볼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공익을 위해 한 말이었다면 비방할 목적이 부정됩니다.

죄명에 따라 사건이 멈추는 방식도 다릅니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죄입니다(형법 제312조 제2항,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3항). 피해자는 그 뜻을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밝힐 수 있고, 한 번 밝히면 다시 처벌을 구할 수 없습니다. 모욕죄는 고소가 있어야 재판에 넘길 수 있는 죄여서, 고소를 취소하면 같은 효과가 생깁니다.

경찰 조사는 그 방의 앞뒤 대화까지 읽습니다

고소가 접수되면 수사는 대체로 아래 순서로 진행됩니다. 고소부터 경찰 결정까지 몇 달이 걸리는 일이 흔하고, 경찰서마다 차이가 큽니다.

1. 고소인 조사. 접수 뒤 몇 주 안에 고소인이 캡처를 내고 진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피고소인 출석 요구. 전화나 문자로 연락이 오고 날짜는 조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당한 이유 없이 거듭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청구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3. 단톡방 참여자 조사. 동료가 '아무에게도 안 옮겼다'고 진술해도, 판단 대상은 옮길 가능성이므로 그 진술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4. 송치 또는 불송치 결정. 경찰은 혐의가 있다고 보면 사건을 검찰로 넘깁니다. 불송치 결정이 나도 고소인이 이의신청을 하면 사건은 검찰로 갑니다.

수사관은 피고소인에게 왜 그 방에서 그 말을 했는지, 참여자들이 피해자와 어떤 사이인지, 내용이 사실인지를 묻습니다. 누가 먼저 그 화제를 꺼냈는지도 질문에 들어갑니다. 고소인이 낸 캡처가 몇 줄만 잘라 낸 것이라면, 그 앞뒤 대화가 대화의 경위를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출석 요구가 오기 전이라면, 참여자들과 그때 이야기를 맞추거나 피해자에게 해명 메시지를 보내는 일은 미루는 편이 낫습니다. 참여자들은 참고인으로 불릴 사람들이고, 그들과 주고받은 메시지도 수사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사과나 합의는 어떤 죄명으로 어느 문장이 문제 되었는지 확인한 뒤에 해도, 처벌불원 의사를 받을 수 있는 시한 안에 대개 들어갑니다.

정리하면, 동료 단톡방의 험담은 사람 수가 적어도 명예훼손이 되기 쉽습니다. 사실인지 평가인지에 따라 명예훼손과 모욕으로 갈리고, 사건을 끝낼 방법도 달라집니다.

그 단톡방은 나가지도, 대화를 지우지도 말고 지금 상태로 두십시오. 결론을 가르는 재료는 문제 된 메시지의 앞뒤 대화와 그날 방에 있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카카오톡은 방을 나가면 그 기기에서 대화 내용이 사라집니다. 대화 기록에는 누가 언제 들어오고 나갔는지도 남아 있으니, 메시지를 올린 날 그 방에 몇 명이 있었는지 지금 그 화면에서 세어 볼 수 있습니다.

053-754-9797

이지은

이지은변호사

이혼/가사대구법무법인 그날

서울 대형로펌 출신 대한변협 등록 이혼전문변호사/ 민사전문변호사 법무법인 그날 부대표 수성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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