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달리 지금은 초·중·고등학교 교사 등 교육계 종사자가 아동학대 '의심'만 가도 즉시 신고해야 하는 법적 신고의무자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지나가는 말로 "어제 엄마한테 혼나서 쫓겨날 뻔했다", "아빠한테 맞았다"고 한마디 한 것이 학교의 매뉴얼에 따라 곧바로 112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실제로 최근 수성구나 달서구 등 대구 지역 주요 맘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학교가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바람에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아 당황스러웠다는 하소연이 자주 등장합니다.
당황한 마음에 학교를 찾아가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아이에게 "선생님께 왜 그렇게 말했냐"고 추궁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초기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찰 조사의 방향은 물론, 추후 친권·양육권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학교가 아동학대로 신고한 경우 부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실무적 절차와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이와 분리 조치된다는데, 무조건 따라야 하나요?
학교에서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과 지자체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가장 먼저 검토하는 것이 '피해아동 격리 및 임시조치'입니다. 많은 부모님이 조사 결과도 안 나왔는데 왜 벌써 아이를 못 보게 하느냐며 현장에서 거칠게 항의하곤 합니다. 그러나 임시조치는 유무죄를 따지는 형사처벌이 아니라 예방적 차원의 행정 조치이기 때문에, 학대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도 발령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무원이나 경찰이 방문했을 때 문을 열어주지 않거나 고성을 지르며 격렬히 저항하는 행동은 '재발 우려가 높고 반성하지 않는다'는 근거가 되어, 오히려 긴급분리 기간을 연장시키는 빌미가 됩니다.
결국 억울하더라도 현장 조사에는 차분하고 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하되, 분리 조치가 오히려 아이에게 극심한 분리불안과 정서적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성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이미 분리 결정이 내려졌다면 지체 없이 가정법원에 임시조치 변경·취소 신청을 하여, 아이가 가정으로 조속히 복귀할 수 있는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아이에게 슬쩍 물어보거나 달래서 진술을 바꾸게 해도 될까요?
경찰 연락을 받은 부모님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집에 와서 아이를 붙잡고 "너 선생님한테 뭐라고 말했어?", "엄마가 언제 그랬어? 다시 잘 말해줘"라며 다그치거나 유도신문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행동은 수사기관에 '증거인멸 및 피해자 회유 정황'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요즘 아동학대 조사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아이의 진술 과정 전체를 모니터링합니다. 아이가 부모의 압박을 받아 말을 바꾼 기색이 보이면, 수사관들은 부모가 아이를 억압하고 있다고 확신하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를 원망하거나 탓하는 대화는 절대 금물입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따뜻한 환경을 유지해 주시되, 아이와 사건에 대해 직접 대화하기보다는 변호인의 조력을 얻어 학교 진술 당시의 전후 맥락(아이가 장난을 친 상황이었는지, 앞뒤 말이 생략되었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대화 녹취, 문자 메시지, 일기장 등의 간접 증거를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단순한 훈육이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면 괜찮을까요?
일부 부모님들은 "내 자식 버릇 고치려고 조금 엄하게 혼낸 것뿐인데 무슨 학대냐"며 항의하십니다.
이러한 항변이 과거의 법정에서는 통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정서적 학대의 범위를 매우 넓게 보고 있어, 물리적 상처가 남지 않았더라도 베란다에 방치했거나 지속적으로 고함을 지른 행위 등은 모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객관적인 정황이 부모에게 불리함에도 "훈육이었다"고만 우기면 반성하는 기미가 없다고 판단되어, 가벼운 '아동보호처분(상담, 교육)'으로 끝날 수 있는 사건이 '형사기소'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부인이나 무조건적인 굴복 대신, '행위의 동기와 방법의 적정성'을 정교하게 소명해야 합니다.
왜 그런 훈육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당시의 객관적 상황을 증명하고, 동시에 평소 부모와 자녀 간의 유대관계가 얼마나 깊었는지(가족여행 사진, 소아과 진료 기록, 학부모 상담 내용 등)를 보여주어 '학대의 고의'가 없었음을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서면을 제출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동학대 사건은 초기 조사 단계에서 제출하는 첫 진술서와 소명 자료에 의해 전체 판도가 결정됩니다. 부모의 따뜻한 마음과 억울함이 법률적인 언어로 올바르게 번역되지 못하면, 수사기관은 그저 서류상의 '학대 행위자'로만 판단하게 된다는 사실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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