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가 먼저 낸 이혼소송은 원칙적으로 기각됩니다. 다만 상대방도 이혼을 원하거나,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는 이유가 오기·보복에 가깝거나, 파탄 뒤 오랜 세월이 흘러 유책성이 옅어졌고 상대방과 자녀의 생활이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면 청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별거 몇 년이면 된다는 기준은 없고, 이 사정들이 어떻게 조합되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유책배우자가 먼저 낸 이혼소송은 왜 원칙적으로 기각될까
유책배우자는 혼인 파탄의 주된 원인을 만든 배우자를 말합니다. 외도, 폭행, 악의적인 유기, 장기간의 일방적 가출이 대표적입니다. 대법원은 이런 배우자가 스스로 이혼을 청구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습니다. 잘못한 쪽은 이혼으로 책임에서 벗어나고, 잘못 없는 상대방은 하루아침에 혼인에서 내쫓기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입장을 유책주의라 부릅니다. 누구 잘못인지는 묻지 않고 혼인이 깨졌다는 사실만 보는 입장은 파탄주의라 부릅니다. 민법에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이혼 사유로 정한 조항이 있습니다(제840조 제6호). 혼인이 사실상 끝났더라도 그 파탄을 만든 사람이 이 조항으로 청구하면 신의칙, 곧 상대방의 신뢰를 저버리지 말라는 원칙에 어긋난다고 보아 막는 구조입니다. 대법원은 2015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이 유책주의를 유지했고, 이후에도 이 틀 안에서 예외를 가려 판단합니다.
유책배우자의 청구도 받아들여지는 예외는 어떤 경우일까
원칙이 있다고 해서 모든 청구가 같은 결과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법원이 예외를 인정하는 사정은 크게 세 갈래로 정리됩니다.
흔한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별거가 몇 년을 넘으면 자동으로 이혼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법에는 그런 기간 기준이 없습니다. 별거 기간은 세월이 유책성을 얼마나 옅게 했는지 보는 여러 사정 중 하나일 뿐입니다.
같은 유책배우자라도 결론은 무엇에 따라 갈릴까
법원은 한두 가지 사실이 아니라 여러 사정을 함께 놓고 봅니다. 기각과 인용 쪽으로 각각 기우는 사정을 나란히 놓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 따져 보는 사정 | 기각 쪽으로 기우는 경우 | 인용 쪽으로 기우는 경우 |
|---|---|---|
| 상대방의 이혼 의사 | 가정을 회복하려는 진지한 의사가 있음 | 반소를 내는 등 이혼을 원함 |
| 이혼 거부의 이유 | 혼인 유지와 자녀 문제가 이유임 | 오기나 보복 감정이 이유로 보임 |
| 책임의 비교 | 청구인의 책임이 상대방보다 훨씬 무거움 | 쌍방 책임이 비슷하거나 상대방 책임이 더 무거움 |
| 파탄 뒤 경과 기간 | 짧거나, 그사이 관계 회복 시도가 있었음 | 길고, 각자 독립된 생활이 굳어짐 |
| 이혼 뒤 상대방과 자녀의 생활 | 경제적 곤궁이나 양육 공백이 우려됨 | 재산분할·양육비 등으로 생활이 보장될 수 있음 |
표의 어느 한 칸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특히 책임의 비교는 누가 먼저 잘못했는지가 아니라 파탄에 이른 원인 전체에서 누구의 몫이 더 큰지를 봅니다. 청구인에게 외도가 있어도 상대방에게 오랜 폭언이나 방임이 있었다면, 법원은 이를 함께 저울질합니다.
가정으로 따져 보면 어떤 장면에서 결론이 달라질까
숫자를 넣어 두 장면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첫째, 남편의 외도로 별거를 시작한 지 1년이 된 부부입니다. 자녀는 미성년이고, 아내는 가정으로 돌아오라며 연락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남편이 이혼소송을 내면 책임, 상대방의 혼인 유지 의사, 짧은 경과 기간이 모두 기각 쪽을 가리킵니다.
둘째, 별거가 15년째이고 그동안 연락이 거의 없었으며 자녀는 성년이 되어 독립한 부부입니다. 아내도 반소로 이혼과 위자료를 청구했습니다. 이 경우 상대방이 이혼을 원하고 세월이 길어 인용 쪽 사정이 겹칩니다. 다만 인용되더라도 유책배우자는 위자료와 재산분할에서 책임을 집니다. 이혼이 허용되는 것과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별개입니다.
청구가 기각되면 각자에게 어떤 선택이 남을까
기각은 혼인이 유지된다는 뜻이고, 그 판단은 사실심 변론이 끝난 시점의 사정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런 사정이 있으면 변호사와 상의할 시점입니다
본인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데도 이혼을 원하는 경우라면 소송 전에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기각 가능성이 높은지, 협의나 조정으로 풀 여지가 있는지에 따라 소송 시점과 방식이 달라집니다. 반대로 소장을 받았는데 이혼을 원치 않거나, 반소를 낼지 고민이라면 상대방의 유책성을 보여 주는 자료와 별거 경과를 정리해야 합니다. 이미 기각 판결을 받았고 새로운 사정이 생겨 재청구를 생각하는 경우, 쌍방 책임을 주장하며 증거를 어떻게 모을지 고민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법무법인 그날의 이지은 변호사는 대구에서 이혼·가사 사건을 다룹니다. 유책성 판단은 사실관계의 작은 차이로 갈리므로, 혼인 기간과 별거 경과, 자녀 상황, 서로의 잘못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고 상담하시면 쟁점을 훨씬 빨리 가릴 수 있습니다. 어느 쪽 입장이든 기각과 인용의 기준을 먼저 알고 움직이면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유책배우자도 상대방이 동의하면 이혼할 수 있나요?
상대방이 동의하면 가능합니다. 협의이혼은 숙려기간을 거쳐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신고하는 방식이고, 소송 중이라면 조정이나 화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유책성은 재판으로 이혼 여부를 다툴 때 문제 되는 것이어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이혼소송이 기각된 뒤 바로 다시 소송을 낼 수 있나요?
같은 사정으로는 같은 결론이 나기 쉽습니다. 기각된 소송의 변론이 끝난 뒤 새로 생긴 사정, 예를 들어 상대방의 이혼 의사 변화나 별거의 장기화가 있어야 다시 다투기 좋습니다. 기각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판결서를 받은 날부터 정해진 항소기간 안에 항소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반소로 이혼을 청구하면 유책배우자는 위자료를 내야 하나요?
혼인 파탄의 책임이 인정되면 위자료 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금액은 책임의 정도, 혼인 기간, 자녀 유무 같은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혼이 인용되는 것과 위자료·재산분할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별개입니다.
부부 양쪽에 잘못이 있으면 누가 유책배우자가 되나요?
법원은 파탄에 이른 원인 전체에서 누구의 책임이 더 큰지 비교합니다. 상대방의 책임이 더 무겁거나 비슷한 정도라면 청구인의 청구가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청구인의 책임이 현저히 무겁다면 기각 쪽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2026년 10월 21일 기준 법령과 실무를 바탕으로 한 일반 정보입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