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남 무안에서는 지방선거 당시 특정 후보를 지지한 농업인단체와 관련해 경찰이 군청 일부 부서를 압수수색했습니다.
해당 단체의 대표가 마을 이장 신분으로 지지선언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이와 별도로 후보자의 출마 기자회견 과정에서 일부 이장이 주민을 동원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물론 단체가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공직선거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누가 지지선언을 주도했는지, 단체의 의사를 어떤 절차로 모았는지, 공무원이나 이장이 관여했는지, 주민 동원에 행정력이나 공적인 연락망이 사용됐는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오늘은 단체의 후보 지지선언이 허용되는 범위와 공무원·이장의 선거개입, 주민 동원 의혹이 발생했을 때 수사기관이 확인하는 자료를 살펴보겠습니다.
단체가 후보자 지지선언을 하면 모두 불법인가요?
일반적인 시민단체나 직능단체가 구성원의 의사를 모아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행위가 모두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허용된 방법으로 의사를 표시했다면 지지선언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체의 이름으로 발표했다고 해서 언제나 적법한 것도 아닙니다. 공직선거법 제87조는 국가·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하여 일정한 기관·단체의 선거운동을 제한합니다.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이 구성원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단체 등도 제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사정이 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단체 내부의 의사결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선거법 위반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누가 지지선언을 기획했고 참여자를 어떻게 모집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후보 지지선언을 해도 공직선거법 위반일까요?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특정 후보를 선호하거나 정치적인 의견을 갖는 것 자체가 곧바로 공직선거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공무원이 특정 후보자의 당선을 목적으로 공개적인 지지선언에 참여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지지를 호소한다면, 개인 자격으로 한 행동이라고 해도 선거운동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특히 단체 대표나 임원이라는 직함을 내세워 지지선언문을 발표하거나, 언론 인터뷰와 SNS를 통해 특정 후보의 지지를 요청하거나, 단체 회원을 지지선언 행사에 참석하도록 독려했다면 단순한 개인적 의견 표명의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지지선언 현장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정황이 확인된다면 공무원의 선거개입으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고 주장하는지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지 의사를 외부에 표시한 방법과 대상, 후보자 측과의 사전 연락, 직무상 지위나 행정 자원의 이용 여부를 종합해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합니다.
이장이 주민을 후보자 행사에 동원하면 처벌될까요?
공직선거법 제60조는 통·리·반장의 선거운동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마을 이장이 자신의 지위와 주민 연락망을 이용해 특정 후보의 기자회견이나 지지선언에 주민을 동원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주민 동원은 반드시 강제적으로 버스에 태워 행사장에 데려가는 경우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단체카톡방에 행사 일정을 알리는 수준을 넘어 반복적으로 참석을 요구하거나, 참석자 명단을 취합하고 차량을 배정했다면 선거운동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했다는 사정은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그러나 이장이 행사 목적을 미리 알리고 참석자를 모집했거나 후보자의 이름을 연호하도록 유도했다면, 단순한 자발적 참석과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단체 지지선언으로 조사받으면 무엇부터 확인할까요?
선관위나 경찰은 지지선언문에 적힌 내용만 확인하지 않습니다. 지지선언이 결정되고 실행되기까지의 과정을 복원하기 위해 관련자들의 연락 내역과 객관적인 자료를 함께 살펴봅니다.
우선 확인되는 자료는 단체 회의록과 참석자 명단, 문자메시지·카카오톡 대화, 후보자 측과의 통화 내역, 장소 예약자료, 차량 운행 및 식사비 결제자료 등입니다. 공무원 개입이 의심된다면 업무용 메신저와 공문, 내부 결재자료, 공용차량 사용기록도 확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후보자 역시 단체가 자신을 지지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후보자나 선거사무관계자가 지지선언을 먼저 요청하거나 참석자 모집 방법을 지시하고 비용까지 부담했다면, 공모 또는 선거운동 관여 여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선관위의 자료 제출 요청이나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대화방을 삭제하거나 회의록을 사후에 새로 작성해서는 안 됩니다. 지지선언을 처음 제안한 사람, 단체 내부의 결정 과정, 후보자 측과 연락한 내용, 참석자를 모집한 방법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원본 자료를 보존해야 합니다.
같은 지지선언이라도 단체의 성격과 주도자의 신분, 공무원 개입 및 주민 동원 여부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공무원이나 이장이 관련된 사건에서는 '좋은 후보를 알렸을 뿐'이라는 의도보다 실제로 어떤 지위와 연락망, 행정 자원이 사용됐는지가 중요하게 판단됩니다.
법무법인 양영앤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