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306분 읽기

동종전과 벌금형 가능성: 양형 조건과 약식기소 기준

벌금 전과가 있는데 다시 입건됐다면 실형일까요? 전과보다 이번 범행의 경위와 피해 회복이 벌금형 여부를 좌우하는 이유와 약식·정식기소의 차이를 정리했습니다.

벌금 전과가 하나 있는 상태에서 다시 경찰서 출석 통지를 받으면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이번엔 실형이 나오는 거 아닐까"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과의 존재 자체보다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의 조건, 그중에서도 이번 범행이 어떤 경위로 벌어졌는지와 피해가 회복됐는지가 벌금형 여부를 가르는 실제 기준입니다. 전과는 그 판단에 들어가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 그것만으로 결과가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전과라고 다 같은 전과가 아니다

많은 분이 "전과가 있으니 이번엔 가중처벌"이라고 생각하시는데, 법이 말하는 가중처벌과 실무에서 고려하는 전과는 결이 다릅니다.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뒤 3년 이내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저질렀을 때만 적용됩니다. 벌금형 전과는 이 요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누범가중이 걸리지 않습니다.

여기서 오해가 하나 더 생깁니다. 누범가중이 안 된다고 해서 전과가 양형에서 아예 무시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만든 양형기준표에는 '동종 누범' 외에도 '동종 전과' 자체를 일반 가중인자로 참작하는 구조가 있어서, 판사는 이 전과를 벌금 액수를 정하거나 정식재판 회부 여부를 판단할 때 참고합니다. 다만 이건 여러 가중·감경 인자 가운데 하나일 뿐, 결과를 단독으로 결정짓지는 않습니다.

전과의 '시기'와 '죄질'도 따로 봐야 합니다. 5년 전 무전취식으로 받은 벌금과 이번 폭행 사건은 죄질이 달라서 법원이 말하는 '동종'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같은 유형의 범죄를 짧은 간격으로 반복했다면 재범 위험성을 낮게 평가받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무게가 실리는 두 가지

전과보다 먼저 확인하는 것은 이번 사건이 계획적이었는지, 우발적이었는지입니다. 술자리 시비 끝에 벌어진 폭행과, 시비가 반복되자 다음 날 흉기를 준비해 찾아간 폭행은 같은 죄명이라도 완전히 다른 사건으로 취급됩니다. 판단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전과 한 줄보다 이번 행위의 동기와 수단이 더 직접적인 정보를 줍니다.

피해 회복 여부도 마찬가지로 크게 작용합니다. 피해자와 합의하고 처벌불원 의사가 확인되면, 전과가 있어도 벌금형 안에서 액수가 낮게 정해지거나 아예 기소유예로 끝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합의가 안 됐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한다면, 전과가 없어도 정식재판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같은 벌금 전과를 가진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시죠. 한 사람은 이번 사건에서 즉시 사과하고 치료비를 지급했고, 다른 사람은 연락을 끊고 합의를 미뤘습니다. 전과 이력은 같아도 결과는 다르게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전과의 종류·시기보다 이번 범행의 경위와 피해 회복이 우선 고려된다는 점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판단선입니다.

약식기소와 정식기소의 갈림

검찰 단계에서 벌금형을 예상하는 사건은 통상 형사소송법 제448조에 따른 약식명령으로 처리됩니다.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이 정해지고, 법정에 나갈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동종 전과가 있으면 검사가 약식명령이 아니라 정식으로 기소해 공판에 넘기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정식기소로 가면 절차가 달라질 뿐 결과가 자동으로 실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판에서도 판사는 앞서 설명한 범행 경위와 피해 회복 여부를 그대로 다시 봅니다. 다만 서면만 보고 끝나는 약식과 달리 직접 진술하고 반성문·합의서 같은 자료를 제출할 기회가 생긴다는 점은 알아둘 만합니다.

약식명령을 받은 뒤에도 벌금 액수가 부당하다고 느끼면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벌금이 더 낮아질 수도,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점은 함께 알고 결정해야 합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이라면 다른 문제

여기서 자주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벌금 전과가 아니라 집행유예 기간 중에 다시 사건이 생긴 경우입니다. 이건 벌금형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형법 제63조에 따른 집행유예 실효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유예 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앞서 유예됐던 형까지 함께 집행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손에 든 통지서가 단순 재범인지, 유예 기간 중 재범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전자라면 이 글에서 설명한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지만, 후자라면 검토해야 할 조문 자체가 달라집니다.

상습범으로 걸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금까지의 설명은 전과가 양형의 '참고 요소'로만 작용하는 경우를 전제로 했습니다. 그런데 상습절도, 상습도박처럼 특별법이나 형법이 '상습성'을 처벌 요건 자체로 규정한 범죄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 전과는 참작 사유가 아니라 구성요건의 일부가 되어, 벌금형이 선고 범위 자체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이 그런 상습범 규정이 있는 죄명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시간표로 보는 진행

  • 입건 후 경찰 조사: 통상 1~2개월, 진술과 증거 확인이 이 기간에 이뤄집니다.
  • 검찰 송치와 처분 결정: 송치 후 약식기소 여부까지 대개 1~2개월 더 걸립니다.
  • 약식명령 고지 또는 공판 진행: 약식이면 고지까지 짧게는 수 주, 정식기소면 첫 공판까지 1~2개월을 봅니다.
  • 첫 통화에서는 서류를 갖추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통상 이번 사건이 언제, 어떤 경위로 시작됐는지, 예전 벌금 전과가 몇 년 전 어떤 죄명이었는지, 피해자와 연락이 되는 상태인지를 먼저 여쭙습니다. 기억나는 대로 말씀해 주시면 그다음에 필요한 자료가 무엇인지는 통화 중에 같이 정리하면 됩니다.

    김정웅

    김정웅변호사

    민사 · 노동/산재 · 형사 · 부동산 · 교통사고 · 파산/회생 · 기업법무 · 의료 · 성범죄 · 행정 · 이혼/가사전남법무법인 양영앤정훈

    2013. 장흥군, 강진군 자문변호사 2018. 삼성전자 광주법인 자문변호사 2020. 장흥군의회 자문변호사 장흥교도소, 장흥경찰서, 장흥군, 강진군 다수 위원회 위원 활동 전) 법무법인 정훈 대표변호사 現 법무법인 양영&정훈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양영&정훈은 광주와 전남 지역의 든든한 법률 파트너로서 고객의 권리와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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