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26분 읽기

압수수색 받았을 때 변호사 선임 시기, 피의자란 확인이 먼저

압수수색을 받았다면 영장의 피의자란에 내 이름이 있는지, 조사 일정이 통보됐는지를 먼저 확인하세요. 두 가지로 변호사 선임을 서둘러야 할 때를 가릴 수 있습니다.

압수수색을 받은 날 저녁, 방 안이 아직 어지러운 상태에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지금 변호사를 불러야 하는지입니다. 답은 사안마다 다르지만 가르는 기준은 분명합니다. 영장에 적힌 이름이 자신인지, 그리고 조사 일정이 벌써 통보됐는지, 이 두 가지입니다. 두 조건이 겹치면 선임은 오늘 안에 하는 것이 맞고, 둘 다 아니라면 며칠의 여유가 있습니다.

영장 속 피의자란 확인

압수수색영장을 받으면 가장 먼저 볼 것은 영장 서식 위쪽의 피의자란입니다. 압수수색영장은 검사의 청구로 판사가 발부하며(형사소송법 제215조), 영장에는 죄명과 함께 수사 대상자인 피의자가 특정되어 나옵니다. 집행하는 수사관은 영장을 반드시 제시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118조), 이 자리에서 사본 교부나 열람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이 피의자란에 적혀 있다면 이미 수사의 정면 대상이라는 뜻이고, 회사 관계자나 거래처라는 이유로 사무실이나 자택만 압수수색 장소가 된 경우라면 아직 참고인 단계일 수 있습니다.

같은 압수수색이라도 이 한 글자 차이가 이후 절차의 무게를 완전히 바꿉니다. 영장에 이름이 없는데도 압수수색을 받는 경우는 드물지 않은데, 공범이나 관련자로 의심되는 사람의 자택이 함께 지목되기 때문입니다. 이 한 글자를 그냥 지나치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참고인과 피의자, 통지서의 차이

압수수색 이후 출석요구서가 오면 서식 어딘가에 자신의 신분이 적혀 있습니다. 참고인조사에는 진술거부권을 고지할 법적 의무가 없지만, 피의자신문에는 조사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고지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이 차이가 선임 시급성을 가르는 두 번째 기준입니다. 참고인으로 불려가는 자리에서는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채 답할 위험이 있고, 피의자로 불려가는 자리에서는 진술 전체가 신문조서에 남아 이후 기소 여부를 가르는 자료가 됩니다.

지금 통지서를 받아 들고 신분란을 다시 들여다보고 계신 분이라면, 그 글자 하나가 다음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조사 일정이 이미 잡혔다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날짜가 정해졌다면 조사 전 선임이 시급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을 참여시킬 권리를 인정하고, 참여한 변호인은 신문 중 의견을 진술하거나 부당한 신문 방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 권리는 조사 당일 현장에서 갑자기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건 기록과 압수물 내용을 미리 파악한 뒤라야 제 역할을 합니다. 조사 하루 전에 선임해도 절차상 늦지는 않지만, 압수된 자료의 성격을 파악할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 현실적인 한계입니다. 수사기관은 대체로 압수물을 분석한 뒤 조사 일정을 통보하므로, 통보가 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어느 정도 방향을 정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조사 일정이 아직 없을 때

통지 없이 압수수색만 받은 상태라면 선임을 서두를 이유는 크지 않지만, 두 가지는 미뤄서는 안 됩니다. 하나는 압수목록 확보입니다. 수사기관은 압수한 물건의 목록을 작성해 소유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129조). 다른 하나는 압수 범위가 영장에 적힌 범위를 벗어났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영장에 없는 물건까지 가져갔다면 그 처분에 대해 취소나 변경을 청구할 수 있고, 이를 준항고라고 합니다(형사소송법 제417조). 준항고에는 법이 정한 기간 제한이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압수물이 이미 분석에 들어가 실익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손을 놓고 있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인이라도 상담이 필요한 경우

참고인으로만 조사받는다고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공범이 여럿인 사건에서는 참고인으로 출석했다가 진술 내용에 따라 그 자리에서 피의자로 전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사관이 신분 전환을 알리면 그 순간부터 진술거부권 고지가 새로 이뤄지지만, 이미 참고인 자격으로 답한 부분까지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관련자가 여러 명이고 자신의 진술이 다른 사람의 혐의와 얽힐 가능성이 있다면, 참고인 조사라도 출석 전에 한 번은 짚어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선임의 실익이 없는 경우

압수수색 현장에서 변호인이 참여하지 못했다면, 사후에 그 집행 절차 자체를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21조는 영장 집행에 피의자나 변호인이 참여할 권리를 인정하지만, 이는 집행 당시에 행사하는 권리이지 지나간 집행을 무효로 만드는 수단은 아닙니다. 이미 끝난 압수수색이라면 이후 다툴 대상은 압수물의 증거능력이나 반환 문제로 좁혀진다는 점은 미리 알아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판단이 어려울 때

영장도 통지서도 애매하게 읽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의자란에 이름이 없는데 조사 일정만 먼저 잡히거나, 참고인 통지인데 문구가 신문조서 양식과 비슷한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서류를 그대로 들고 물어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신분이 무엇이든, 형사소송법 제30조는 누구나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선임 자체에 시기의 제한은 없습니다.

그날 저녁 어지러웠던 방 안에서 던졌던 질문, 지금 불러야 하는지 아니면 기다려도 되는지는 결국 영장과 통지서의 글자 두 곳에 답이 있었던 셈입니다. 서류를 다시 한번 펴서 피의자란과 조사 일정란을 확인하는 것으로 다음 결정을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김정웅

김정웅변호사

민사 · 노동/산재 · 형사 · 부동산 · 교통사고 · 파산/회생 · 기업법무 · 의료 · 성범죄 · 행정 · 이혼/가사전남법무법인 양영앤정훈

2013. 장흥군, 강진군 자문변호사 2018. 삼성전자 광주법인 자문변호사 2020. 장흥군의회 자문변호사 장흥교도소, 장흥경찰서, 장흥군, 강진군 다수 위원회 위원 활동 전) 법무법인 정훈 대표변호사 現 법무법인 양영&정훈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양영&정훈은 광주와 전남 지역의 든든한 법률 파트너로서 고객의 권리와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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