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자녀가 채팅 앱에서 알게 된 또래에게 전자담배를 구해줄 테니 노출사진을 보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상대 학생이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경찰 여성청소년수사팀으로부터 연락까지 왔다면 부모는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래 사이의 장난이었고 실제로 만난 적도 없으니 가벼운 사건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요구한 사진의 내용과 실제 전송 여부, 대가나 협박이 있었는지에 따라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 또는 제작미수 혐의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노출사진을 요구했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같은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녀의 정확한 나이와 대화 전후의 맥락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오늘은 중학생이 또래에게 노출사진을 요구한 경우 어떤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지, 사진을 받지 못해도 처벌되는지, 소년부 송치와 형사재판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경찰조사 전 부모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또래끼리 노출사진을 요구해도 아청법이 적용될까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가해자가 성인인 경우에만 적용되는 법이 아닙니다. 중학생이 같은 또래에게 사진을 요구했더라도 그 사진이 법에서 정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고 제작에 관여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에게 성기나 가슴을 노출하거나 자위행위를 하는 장면을 직접 촬영해 보내도록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실제로 사진이나 영상을 전송받았다면, 단순 소지를 넘어 성착취물 '제작'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법원도 아동·청소년이 스스로 촬영했거나 촬영에 동의했고, 상대방이 개인적으로 보관할 목적으로 영상을 만들었더라도 제작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직접 카메라를 들지 않았더라도 사진의 자세와 촬영 방법을 지시하고 전송받는 등 제작 과정을 주도했다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죄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매우 높습니다. 같은 중학생끼리 주고받은 사진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청법 적용이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노출사진을 실제로 받지 못해도 처벌될 수 있나요?
상대 학생이 요구를 거절해 사진을 보내지 않았다면 완성된 성착취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아무런 혐의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죄는 미수범도 처벌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사진을 요구하는 말을 한 것만으로 언제나 제작미수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은 단순한 말에 그쳤는지, 아니면 실제 제작을 시작했다고 볼 정도의 구체적인 행위가 있었는지를 살펴봅니다.
또한 모든 신체 노출 사진이 법률상 성착취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법원은 노출 부위와 정도, 촬영 자세, 장소와 경위, 사진 전체가 표현하는 내용 등을 종합하여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정도의 성적 행위가 표현되었는지를 판단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노출사진을 요구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어떤 혐의가 성립하는지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온라인에서 성착취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대화를 반복하거나 성적 행위를 권유하는 이른바 '온라인 그루밍' 조항은 현재 19세 이상의 사람을 행위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학생에게 이 조항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진 제작에 구체적으로 관여했다면 별도로 성착취물 제작·미수나 협박·강요 등의 혐의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중학생이라면 소년부에서 끝나고 전과도 남지 않나요?
중학생이라고 모두 같은 절차를 밟는 것은 아닙니다. 범행 당시의 정확한 나이가 기준이 됩니다.
만 14세 미만은 형사미성년자이므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다만 아무런 조치 없이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니며, 촉법소년으로 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돼 보호관찰,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 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년부 보호처분은 형사 유죄판결이 아니므로 일반적으로 말하는 전과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건 기록 자체가 전혀 남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며, 학교생활이나 피해 학생과의 관계에서 별도의 문제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범행 당시 만 14세 이상이라면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검사가 사건을 소년부로 보내 보호처분을 받게 할 수도 있지만, 혐의가 중하고 범행 방법이 계획적이라면 형사법원에 기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기소됐다는 사실만으로 전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형사재판에서 징역형이나 집행유예 등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전과가 남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상대방을 협박했거나, 여러 차례 사진을 요구했거나, 받은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전송했다면 사건은 더 무겁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부모는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까요?
첫 조사 전에 부모님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자녀에게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거나 채팅방을 삭제하라고 지시하는 것입니다. 사건과 관련된 대화나 사진을 지우면 사실관계를 확인할 자료가 사라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의심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부모가 상대 학생이나 그 부모에게 직접 연락해 아이들끼리 있었던 일로 끝내자고 설득하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피해자 측에서는 회유나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당사자끼리 연락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다툼이나 신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조사 전에는 다음 내용을 시간순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화 일부만 떼어 보기보다 최초 연락부터 신고 전후까지 전체 맥락을 보존해야 합니다. 자녀에게 무조건 혐의를 부인하게 하거나 반대로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자백부터 시키는 대응도 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