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78분 읽기

협의이혼 마음 바뀌면? 합의서 서명 후 철회·취하 방법

협의이혼 합의서에 서명하고 의사확인까지 받았어도 신고 전이면 마음을 돌릴 수 있습니다. 단계별 취하서·이혼의사철회서와 재산분할 합의서의 효력을 정리했습니다.

합의서에 서명하고 의사확인 신청서까지 냈는데, 확인기일 통지서를 받고서야 마음이 흔들리는 분이 있습니다. 서명한 종이가 있으니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협의이혼은 신고해야 효력이 생기고, 이혼 의사는 그 전까지 거둘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는 이혼이 아니라 재산과 양육을 어떻게 나눌지가 적혀 있고, 이 둘은 따로 움직입니다.

'합의서에 도장 찍었으니 못 돌리는 줄 알았어요'

돌릴 수 있습니다. 민법 제836조 제1항은 협의이혼이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신고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므로, 기준 시점은 서명한 날이나 확인받은 날이 아니라 신고한 날입니다.

이혼 의사는 신고할 때까지 유지되어야 하는 요건입니다. 그래서 합의서를 근거로 상대가 이혼하라는 판결을 구할 수는 없고, 법원도 이혼을 대신 성립시켜 주지 않습니다. 부부로 살지 말지는 계약 이행의 문제가 아니라 본인 의사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법이 제재를 정해 두지는 않습니다. 다만 상대가 이혼을 포기하지 않으면 재판이라는 다른 길이 열리는데요, 뒤에서 다루겠습니다.

종이 한 장이 주는 압박과 법적 효력은 별개입니다.

'의사확인 받았으니 이미 이혼된 거죠'

의사확인은 이혼의 절반일 뿐이고, 효력은 마지막 신고에서 생깁니다. 협의이혼은 아래 순서로 진행됩니다.

  • 가정법원에 확인을 신청하고 이혼에 관한 안내를 받습니다.
  • 안내받은 날부터 숙려기간을 보냅니다. 양육할 자녀(임신 중인 자녀 포함)가 있으면 3개월, 없으면 1개월이며(민법 제836조의2 제2항), 폭력 등 급박한 사정이 있으면 법원이 줄이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
  • 확인기일에 부부가 직접 출석해 이혼 의사를 확인받고, 자녀가 있으면 양육과 친권자 결정에 관한 협의서를 냅니다.
  • 확인서 등본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시·구·읍·면에 신고합니다. 넘기면 확인의 효력이 없어집니다.
  • 확인서를 받았다는 말은 이혼했다는 말이 아니라, 3개월 동안 신고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바뀐 시점이 어느 단계인지가 해야 할 일을 가릅니다.

    '기일에 안 나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어요'

    확인기일 전이라면 신청 취하서를 내면 끝납니다. 이 단계에서는 확인서가 아직 없어 상대가 신고할 수단이 없습니다. 기일에 나가지 않아도 확인서는 나오지 않지만, 신청이 법원에 남아 상대가 기일을 다시 잡아 달라고 할 수 있으니 취하서로 정리하는 쪽이 분명합니다.

    숙려기간 중에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서둘러 취하서를 낼 필요는 없습니다. 확인서가 나오기 전에는 신고 자체가 불가능하고, 숙려기간은 원래 생각하라고 만든 시간이거든요. 확인기일 전까지 정하면 충분합니다.

    확인서가 나온 뒤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확인서 등본이 있으면 부부 중 한 사람이 혼자 신고서를 낼 수 있어서, 상대 손에 있는 등본으로 신고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혼 의사를 거두려면 시·구·읍·면 사무소에 이혼의사철회서를 내 두어야 합니다. 철회서가 접수되면 이후 이혼 신고서가 들어와도 수리되지 않는 것이 가족관계등록 실무(예규)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며 확인서 등본이 서랍에 있는지, 상대가 들고 있는지부터 떠올리고 계실지 모릅니다. 법원은 확인기일에 부부 각자에게 등본을 주므로 상대도 갖고 있다고 보고 움직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합의서에 쓴 재산분할은 그대로 가나요'

    이혼을 전제로 한 약정은 이혼이 성립해야 효력이 생기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1항은 협의상 이혼한 사람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는데, 재산분할이 이혼을 출발점으로 하므로 이혼하지 않으면 나눌 근거가 사라집니다. 양육 협의서도 이혼하는 경우의 양육을 정한 것이어서 같습니다.

    갈리는 지점은 합의서 문구입니다. 가정해 보겠습니다. 합의서에 '이혼하면 아파트 지분 절반을 넘긴다'와 '빌린 3,000만 원을 갚는다'가 나란히 있다면, 앞 조항은 이혼에 묶여 있고 뒤 조항은 이혼과 무관한 채무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혼이 무산돼도 뒤 조항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미 이전등기를 해 주었거나 돈을 보낸 경우가 더 까다롭습니다. 이혼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돌려받을 수 있는지가 문제인데, 그 이전이 이혼을 전제로 한 것인지, 증여나 변제의 성격도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합의서의 문구와 이전 경위, 이 두 가지가 결정적입니다.

    '상대는 이혼하자는데 저는 싫어요'

    상대에게 남은 길은 재판상 이혼이고, 이때 합의서는 이혼을 확정해 주는 서류가 아닙니다. 재판상 이혼은 민법 제840조의 이혼 사유가 있어야 하며, 합의서를 쓴 상황과 가장 가까운 것은 6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입니다. 이혼소송은 먼저 가정법원 조정을 거치는 것이 원칙이고, 조정에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소송으로 넘어가 청구하는 쪽이 사유를 증명해야 합니다.

    합의서와 의사확인 신청 사실은 부부 관계가 깨졌다는 정황으로 제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별거 기간, 갈등의 경위,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함께 봅니다. 이혼하기로 한 적이 있다는 사실 하나로 이혼이 선고되지는 않습니다.

    결론을 가르는 것은 누구에게 파탄의 책임이 있느냐입니다. 부정행위처럼 혼인을 깨뜨린 주된 책임이 있는 쪽의 이혼 청구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혼을 거부하는 쪽에 책임이 없으면 상대의 청구는 쉽게 인용되지 않고, 거부하는 쪽에 책임이 있다면 별거가 길어질수록 이혼이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럼 합의서를 써 둔 것이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지가 남죠. 합의서는 이혼을 약속한 흔적일 뿐 이혼 사유를 대신하지 않으므로, 불리함은 파탄의 정황으로 쓰이는 정도에 그칩니다.

    '이미 신고서가 들어갔대요'

    신고가 수리되면 이혼 효력이 생기고, 그 뒤에는 마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철회할 수 없습니다. 본인이 신고서를 낸 뒤 후회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하며, 신고 당시 이혼 의사가 있었으므로 이혼은 유효합니다.

    옆 사례는 다릅니다. 확인기일에는 이혼 의사가 있었지만 그 뒤 마음을 바꿨는데 상대가 확인서 등본으로 단독 신고한 경우입니다. 이혼 의사는 신고 당시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기준이어서, 신고 당시 본인에게 이혼 의사가 없었다면 협의이혼 무효확인의 소로 다툴 수 있습니다. 철회서 접수 사실은 신고 당시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 주는 가장 직접적인 자료이고, 접수증을 받아 두면 나중에 다투기 쉽습니다.

    또 다른 길은 취소입니다. 사기나 강박으로 이혼 의사를 밝혔다면 민법 제838조에 따라 이혼 취소를 청구할 수 있고, 청구는 사기를 안 날이나 강박을 면한 날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민법 제839조).

    '통지서를 받고서야 실감이 났어요'

    마음이 바뀌었다고 해서 처음 이혼을 결심한 이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숙려기간은 그 이유와 지금의 마음을 나란히 놓고 보라고 정해 둔 시간입니다. 취하든 철회든 끝까지 가든 신고 전까지는 모두 열려 있는 선택이어서, 누구의 재촉으로 정할 일이 아닙니다.

    통지서를 받고 흔들리던 그 밤으로 돌아가 보면, 서명한 합의서는 닫힌 문이 아니었습니다. 협의이혼은 신고에서 완성되고, 그 전까지는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가 해야 할 일을 정합니다. 취하서를 낼지, 철회서를 낼지, 기다릴지는 그 단계에서 가려집니다.

    강

    강윤석변호사

    이혼/가사 · 형사 · 상속 · 민사충남법무법인 정음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