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85분 읽기

시술 부작용 설명의무와 동의서: 환자 항의 시 병원 대응

시술 부작용을 구두로 충분히 설명했는데 환자가 항의한다면, 책임은 동의서에 부작용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로 갈립니다. 설명의무 입증과 분쟁 절차, 먼저 확인할 것을 정리했습니다.

시술 전에 부작용을 분명히 말씀드렸는데도 환자가 "그런 얘기 들은 적 없다"며 항의하는 상황이라면, 지금 확인할 것은 그날의 기억이 아니라 동의서에 남은 글자입니다. 실제 분쟁에서 책임을 가르는 것은 구두로 설명했는지가 아니라, 동의서에 그 부작용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는지입니다. 말은 남지 않지만 문서는 남기 때문입니다.

지금 상황, 어디쯤 와 있나

환자가 시술 후 예상 밖의 결과를 겪고 병원에 항의하면, 병원은 대개 "충분히 설명했다"고 답합니다. 문제는 그 설명이 진료기록이나 동의서 어디에도 남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런 사안은 환자의 민원에서 시작해 보건소 조사, 형사 고소, 민사 손해배상 청구로 순서 없이 뒤섞여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항의 전화나 문자를 받은 단계라면 아직 법적 절차가 시작된 것은 아니고, 무엇을 보완할지 정리할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동의서가 왜 설명보다 중요해지나

의료법 제24조의2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 환자에게 부작용과 후유증을 설명하고 서면으로 동의를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2016년 의료법 개정으로 신설되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명문으로 보장한 규정입니다. 국소마취 시술이나 미용 목적 시술처럼 이 조항의 적용 범위 밖에 있는 경우에도, 법원은 민법상 진료계약에 따르는 부수의무로 설명의무를 인정해 왔습니다. 즉 조문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 시술이라도 설명의무 위반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 특히 자기결정권 침해로 인한 위자료 청구의 근거가 됩니다.

부작용을 어떻게 적어야 '구체적' 기재인가

동의서에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는 한 줄만 있다면, 법원은 이를 형식적 기재로 보고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출혈, 감염, 색소침착, 반흔, 신경손상 가능성"처럼 발생 가능한 부작용의 종류와 그 정도를 구체적으로 나열한 동의서는 설명의무 이행의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10건 중 몇 건에서 발생하는지까지 수치로 적혀 있다면 더 강한 증거가 되지만, 필수 요건은 아닙니다. 경계는 결국 "이 환자가 이 문장을 읽고 실제로 자신에게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알 수 있었는가"입니다.

구두로만 설명했다면 입증은 누가 하나

설명의무를 다했다는 사실은 병원 측이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환자가 "설명을 못 들었다"고 주장하면, 병원이 그 반대를 증명해야 하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구두 설명만 있었다면 진료기록지에 설명한 내용과 시각을 메모해 두었는지, 상담 녹취나 문자·카카오톡 상담 이력이 남아 있는지가 사실상 유일한 보완 수단이 됩니다. 지금 이 글을 찾아보고 계신 원장님이라면, 그 환자와 나눈 상담 채팅이나 예약 전 안내 메시지부터 다시 열어 보시는 편이 진료기록보다 빠른 확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동의서가 있어도 책임을 지는 경우가 있나

동의서에 서명이 있다고 해서 항상 병원이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발생한 부작용이 동의서에 적힌 항목과 종류가 다르다면, 서명은 있어도 그 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봅니다. 또 동의서 서명을 시술 직전, 마취가 시작되기 직전에 받은 경우 환자가 충분히 숙고할 시간이 없었다는 이유로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서명 자체보다 서명 당시 환자가 실제로 위험을 인식할 수 있었는지가 판단 기준이라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분쟁이 커지면 절차는 어떻게 흘러가나

  • 환자 민원 접수부터 보건소의 사실 확인까지 통상 2~4주가 걸립니다. 이 단계에서 병원은 진료기록 사본과 동의서 원본을 제출하게 됩니다.
  • 형사 고소로 이어지면 업무상과실치상 여부를 다투게 되고, 수사 단계만 3~6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 민사 손해배상 청구는 소가에 따라 다르지만 1심 판결까지 통상 6개월에서 1년을 봅니다.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치료비 전액이 아니라 자기결정권 침해에 대한 위자료가 별도로 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무엇부터 확인하면 될까

    환자가 아직 내용증명이나 손해배상청구서를 보내지 않고 전화 항의나 후기 게시에 그친 단계라면, 서둘러 답변을 보내기보다 진료기록과 동의서 원본, 상담 이력부터 조용히 정리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 단계에서 병원이 먼저 연락해 사과나 보상을 제안하면 오히려 설명의무를 스스로 인정하는 정황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미 형사 고소나 소장이 접수된 상태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응소 기한은 소장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로 정해져 있고, 이 기간 안에 답변서를 내지 못하면 원고의 주장이 그대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동의서에 서명이 있는지, 그 서명란에 실제로 이번에 문제된 부작용의 이름이 들어 있는지, 그리고 그 서명이 시술 직전이 아니라 환자가 생각할 시간을 가진 시점에 이루어졌는지 세 가지를 겹쳐 보면 이번 사안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감이 잡힙니다. 지금 손에 있는 동의서를 다시 펼쳐 그 세 가지를 하나씩 대입해 보시면 됩니다.

    오승준

    오승준변호사

    의료서울법무법인 BHSN

    깊이 있는 시선과 날카로운 판단으로 명확한 법적 결론을 제공합니다. 주요경력 법무법인 현 /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보건복지부 규제법무심사위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의료) 대한치과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위원 한국실업축구연맹 이사 사법연수원 36기(제46회 사법시험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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