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26분 읽기

병원 블로그 체험단 시술비 할인, 표시광고법·의료법 위반일까

병원이 체험단에게 시술비를 할인해주고 후기를 받으면 위법일까요? 대가 표시 의무(표시광고법)와 후기 내용 규제(의료법)의 차이, 이미 올라간 후기 정리법을 설명합니다.

피부과에서 블로그 체험단 열 명을 모집해 레이저 시술비를 깎아주고 후기를 받았다고 가정해봅니다. 후기에는 실제 시술 사진과 경과가 그대로 담겼고, 과장된 표현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 뒤 보건소에서 "경제적 대가를 받은 사실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락이 왔다면, 이 병원은 무엇을 어긴 걸까요?

대가를 준 사실 자체와 후기 내용의 사실성은 서로 다른 법을 건드리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하나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의료법이 정한 의료광고 규제 영역입니다.

대가를 준 것 자체가 위법일까

체험단에게 시술비를 할인해주거나 무료로 제공한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닙니다. 의료법이 금지하는 것은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정한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특정 의료기관에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인데, 이는 브로커나 제3자가 환자를 모아 병원에 넘기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를 겨냥한 조항입니다. 이미 병원에 다니는 사람에게 후기 작성의 대가로 시술비를 깎아준 것은 이 조항이 규율하는 유인·알선과 성격이 다릅니다.

그래서 이벤트를 아예 못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갈림길은 그 대가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그리고 후기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에서 시작됩니다.

표시광고법과 의료법, 어디서 갈리나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숨겼는지는 표시광고법이 판단하고, 후기 내용이 거짓이거나 과장됐는지는 의료법이 판단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은 사업자로부터 금전이나 시술 등 경제적 대가를 받고 후기를 작성할 때 그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소비자가 알아볼 수 있게 표시하도록 정합니다. 이 지침은 2020년 9월 1일부터 시행되었고, "체험단", "협찬", "제공받음" 같은 표현을 게시물 앞부분에 명확히 넣으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가 표시 누락 자체가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고, 반대로 대가를 정직하게 밝혔다면 이 지침이 문제 삼는 지점은 사라집니다.

후기 내용이 과장되면 어떻게 되나

대가 표시를 제대로 했더라도 후기에 치료 효과를 부풀리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이 들어가면 의료법 제56조 제2항이 정한 거짓·과장 광고 금지에 걸릴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치료 효과를 오인하게 하거나 객관적 근거 없이 다른 치료법보다 우월하다고 표현하는 것을 광고에서 금지합니다.

후기를 쓴 사람은 환자 개인이지만, 병원이 이벤트를 기획하며 특정 표현이나 효과를 강조해달라고 요청했다면 그 후기는 실질적으로 병원이 배포한 광고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시술 전후 사진을 보정하거나 통증이 없었다는 표현을 넣어달라고 부탁한 정황이 있다면 더 그렇습니다.

위반 여부를 가르는 진짜 기준은 대가를 줬는지가 아니라, 후기가 사실에 부합하고 병원이 내용에 개입하지 않았는지입니다. 후기 한 편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병원이 문구를 정해줬다면 책임은 누구에게 가나

병원이 후기 문구나 강조할 효과를 미리 정해줬다면, 그 내용이 사실과 다를 때 책임은 후기를 쓴 사람이 아니라 병원에 돌아갑니다. 광고의 실질 주체를 판단할 때는 누가 내용을 결정했는가를 봅니다.

체험단 모집 공지에 "이런 효과를 강조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면 그 후기는 환자의 자발적 의견이 아니라 병원이 작성을 지시한 광고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병원이 시술비만 지원하고 내용은 환자 판단에 맡겼다면, 다소 과장된 표현이 섞여도 병원의 광고 위반으로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심의를 안 받은 광고로 문제 되지는 않나

블로그 체험단 후기는 원칙적으로 의료법 제57조가 정한 사전심의 대상이 아닙니다. 사전심의는 병원이 직접 제작해 신문, 인터넷신문, 교통시설 광고물처럼 시행령이 정한 매체에 게재하는 광고를 대상으로 하는데, 개인 블로그에 개인 명의로 올라간 후기는 이 매체 범위와 성격이 다릅니다.

다만 병원이 공식 블로그나 SNS 계정에 그 후기를 그대로 옮겨 게시하면, 그 순간부터는 병원이 직접 광고를 게재한 것이 되어 사전심의 대상 여부를 다시 따져야 합니다. 후기를 받는 것과 그 후기를 병원 계정으로 퍼가는 것은 법적으로 다른 행위입니다.

보건소는 이런 이벤트를 어떻게 찾아내나

지금 이 글을 읽으며 얼마 전 진행했던 체험단 공지 글을 떠올리고 계신다면, 먼저 확인할 것은 그 공지가 아직 남아 있는지입니다.

보건소나 지자체가 체험단 후기를 문제 삼는 경로는 대개 두 가지입니다. 경쟁 병원이나 소비자의 민원 신고, 그리고 "체험단", "협찬" 같은 검색어로 걸러지는 정기 온라인 모니터링입니다. 실무에서는 후기 내용의 과장보다 대가 표시 누락 쪽이 먼저 지적되고, 조사가 진행되면서 후기 내용의 진위 확인으로 번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지금 진행 중이거나 최근에 끝난 이벤트가 있다면, 표시 문구가 있었는지부터 보고 그다음 후기 문구를 병원이 정해줬는지를 봐야 합니다.

이미 올라간 후기는 어떻게 정리하면 되나

아직 보건소나 경쟁 업체로부터 지적을 받지 않은 상태이고 후기 내용이 사실에 부합한다면, 게시물을 서둘러 전부 지우는 것이 최선은 아닙니다. 대가 표시가 빠진 게시물을 한꺼번에 삭제하면 오히려 문제를 인지하고 은폐했다는 정황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용이 사실에 맞는 게시물은 남겨두고 표시 문구만 보완하는 편이 더 안전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효과를 부풀린 표현이나 병원이 지시한 문구가 확인되는 게시물은 개별적으로 수정하거나 내려야 합니다. 이벤트 공지 글도 함께 열어, 특정 표현을 요청한 흔적이 남아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지금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체험단 이벤트 공지 글과 후기 게시물을 다시 열어 대가를 받았다는 표시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입니다. 표시 문구 하나의 유무가 표시광고법 위반과 의료법 위반 중 어느 쪽으로 갈지 가르는 첫 갈림길이기 때문입니다. 게시물을 지우거나 손대기 전에, 있는 그대로 한 번 읽어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오승준

오승준변호사

의료서울법무법인 BHSN

깊이 있는 시선과 날카로운 판단으로 명확한 법적 결론을 제공합니다. 주요경력 법무법인 현 /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보건복지부 규제법무심사위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의료) 대한치과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위원 한국실업축구연맹 이사 사법연수원 36기(제46회 사법시험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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