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마친 의사가 다른 환자를 진료하러 이동하고 PA 간호사가 피부를 봉합하거나, 응급실에서 상처를 확인한 간호사가 의사의 지시에 따라 봉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동안 의료현장에서는 이러한 업무가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면서도 어디까지가 적법한 진료보조인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PA 간호사의 업무범위에 피부 봉합이 명시됐습니다. 문제는 모든 간호사가 장소와 방법에 관계없이 환자의 상처를 봉합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라서 일선 현장에서 혼란이 생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래에서는 PA 간호사가 피부 봉합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건, 의사가 현장에 있어야 하는지, 사고가 발생하면 누구에게 책임이 생기는지 살펴보겠습니다.
PA 간호사라면 누구나 피부 봉합을 할 수 있을까요?
2026년 7월 공포된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과 관련 고시는 진료지원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침습적 시술·처치에 피부 봉합, 매듭 및 봉합사 제거를 포함했습니다. 따라서 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춘 진료지원간호사가 의사의 판단과 지도·위임에 따라 피부를 봉합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무면허 의료행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병원에서 통상적으로 'PA'라고 불린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진료지원업무를 할 수 있는 인력은 전문간호사 또는 법정 요건을 갖춘 진료지원전담간호사로 제한됩니다.
진료지원전담간호사는 원칙적으로 병원·종합병원 또는 군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한 임상경력이 3년 이상이어야 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간호조무사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기존 PA 간호사에게 적용되는 경력·교육 관련 경과조치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의료기관에도 요건이 있습니다.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병원·요양병원·종합병원에서 수행해야 하고, 병원장은 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직무기술서를 마련해야 합니다.
따라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일반 간호사에게 피부 봉합을 맡기거나, 병원이 직무기술서에 정하지 않은 봉합 업무를 관행적으로 지시하는 경우에는 이번 제도를 근거로 적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피부뿐 아니라 피하조직이나 수술 부위 전체를 봉합해도 될까요?
고시에 피부 봉합이 포함됐다고 해서 수술의 모든 봉합 과정을 포괄적으로 위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의사가 환자의 상처 깊이와 오염 정도, 혈관·신경·힘줄 손상 가능성, 이물질과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어떤 방법으로 봉합할지 판단해야 합니다. 단순 열상인지, 변연절제나 지혈이 필요한지, 전문과 진료가 필요한지도 의학적 판단에 해당합니다. PA 간호사가 독자적으로 상처를 진단하고 봉합 필요성과 방법을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고시가 명시한 것은 '피부 봉합'입니다. 피부 봉합을 허용한다는 규정을 근육·근막·혈관·신경 또는 장기 봉합까지 확대해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수술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침습적 지원 역시 병원이 정한 업무범위와 수행자의 교육·숙련도, 해당 행위의 위험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방식은 법적 위험이 큽니다.
결국 허용 여부는 '바늘을 몇 번 꿰맸는지'보다 누가 환자를 평가하고 봉합을 결정했으며, 어떤 범위의 조직을 누가 실제로 봉합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PA 간호사가 봉합할 때 의사가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하나요?
진료지원업무는 의사의 전문적 판단과 일반적인 지도·위임을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고시된 피부 봉합을 할 때마다 의사가 반드시 PA 간호사의 바로 옆에서 전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일률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반적 지도'가 의사가 병원을 떠나 있거나 연락조차 되지 않는 상태에서 PA 간호사에게 봉합을 전부 맡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의사는 적어도 환자와 상처를 평가하고 봉합의 필요성·범위·방법을 정한 뒤 구체적으로 위임해야 하며, 출혈이나 조직 손상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판단하고 조치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깊은 열상, 심한 출혈, 오염된 상처, 소아 환자, 안면부나 신경·혈관 손상이 의심되는 부위처럼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는 직접 감독의 필요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수술 집도의가 PA 간호사에게 마무리 봉합을 맡긴 채 다른 수술을 시작해 환자 상태를 확인하거나 응급상황에 대응할 수 없었다면, 단순히 고시에 피부 봉합이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감독상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병원은 'PA 간호사 봉합 가능'이라는 문구만 직무기술서에 넣을 것이 아니라, 의사의 사전 평가와 지시 방법, 직접 입회가 필요한 상처, 보고 기준, 응급상황 발생 시 호출·대응 절차까지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봉합 후 사고가 발생하면 의사와 병원도 책임지나요?
PA 간호사가 적법하게 피부 봉합을 수행했더라도 감염, 상처 벌어짐, 출혈, 신경 손상이나 과도한 흉터 등이 발생하면 수행 과정이 적절했는지 조사받을 수 있습니다.
간호사가 의사의 지시와 직무기술서를 벗어나 독자적으로 봉합했거나 기본적인 무균술과 관찰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면 간호사 개인의 책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의사가 상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교육·숙련도가 확인되지 않은 간호사에게 무리하게 봉합을 지시하고, 이상 증상 보고에도 직접 진료하지 않았다면 지시·감독상 과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병원 역시 자격요건을 확인하지 않았거나 운영위원회와 직무기술서를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인력 부족을 이유로 PA 간호사에게 사실상 독립적인 시술을 맡겼다면 관리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문제가 발생했다면 다음 자료를 먼저 보존하시기 바랍니다.
PA 간호사의 피부 봉합은 이제 일정한 조건 아래 허용되는 진료지원업무입니다. 그러나 고시에 행위명이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무자격자에게 맡기거나 의사의 진찰·판단·감독을 생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병원은 수행자의 자격과 교육 이수 여부부터 확인하고, 실제 봉합 범위와 의사의 지시·대응 절차를 직무기술서에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같은 피부 봉합이라도 의사가 환자를 평가한 뒤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위임한 경우인지, PA 간호사가 사실상 독립적으로 시술한 경우인지에 따라 책임의 결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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