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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AI에게 가장 많이 하는 일은 '고민 상담'이다: 변호사가 놓친 신호

검색·요약이 아니라 '치료와 동반'이 생성형 AI의 1위 용도로 올라섰습니다. 법률 문제로 밤잠 설치는 의뢰인이 새벽에 여는 것은 변호사 번호가 아니라 챗봇 창입니다. 첫 상담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사람들이 생성형 AI를 가장 많이 쓴 용도가 무엇이었을까요. 코드 작성도, 문서 요약도, 검색도 아니었습니다. Harvard Business Review가 공개한 2025년 생성형 AI 활용 순위에서 1위는 '치료와 동반(therapy/companionship)'이었고, 그 뒤를 '내 삶을 정리하기'와 '삶의 목적 찾기'가 이었습니다. 이 조사를 진행한 Marc Zao-Sanders는 "2025년 생성형 AI 상위 10대 활용은 기술적 용도에서 감정적 용도로의 이동을 보여주며, 특히 치료·개인 생산성·자기계발 영역에서 성장이 두드러진다"고 정리했습니다.

숫자 하나가 앵글을 바꿉니다. 1년 전만 해도 AI는 '일을 대신 해주는 도구'였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치료와 동반이 목록의 최상단으로 급부상하며 생성형 AI의 1위 용도가 됐고, 그 배경에는 AI 기반의 비전문가 '상담'이 24시간, 거의 무료로, 지구상 어디서나 접근 가능하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는 법률시장의 가장 예민한 지점, 즉 '의뢰인이 처음 도움을 청하는 순간'을 정면으로 관통합니다.

불안한 의뢰인은 이미 AI에게 먼저 털어놓는다

법률 문제를 안고 변호사를 찾는 사람의 상태를 떠올려 보면 됩니다. 대개는 잠 못 이루는 밤, 머릿속이 복잡하고 겁이 난 상태입니다. 국내 형사 실무 현장의 설명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많은 의뢰인이 형사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만으로 매우 경미한 사건임에도 실형을 받는 것은 아닌지 크게 불안해하며, 상담을 통해 객관적으로 상황을 진단받고 나서야 심리적 안도감과 정서적 위안을 얻습니다. 법률 상담의 본질에는 언제나 '감정 처리'가 섞여 있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그 감정을 받아줄 첫 창구가 바뀌었다는 데 있습니다. 예전이라면 새벽 3시에 불안에 휩싸인 사람은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지금은 그 시간에 챗봇 창을 엽니다. 한 조사에서는 3명 중 1명 이상이 판단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정신건강 지원을 위해 AI 챗봇을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판단받기 싫은 마음, 창피함, 밤늦은 시간 — 법률 상담을 미루게 만드는 바로 그 장벽들이 AI를 향한 문턱은 없앱니다.

의뢰인은 AI 앞에서 먼저 감정을 쏟고, 대략의 상황 정리를 마치고, '이 정도면 변호사한테 가야 하나'를 스스로 판단한 뒤에야 여러분에게 옵니다. 변호사가 만나는 의뢰인은 이제 감정의 1차 처리를 이미 끝낸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시에, AI에게 위로받은 만큼 기대치도 높아진 상태입니다.

'싸워드립니다'라는 메시지의 유통기한

여기서 마케팅 언어가 걸립니다. 오랫동안 법률 마케팅의 문법은 강함이었습니다. 싸워주는 사람, 이기는 사람, 밀어붙이는 사람. 그런데 소비자가 AI에게서 얻는 경험은 정반대입니다. 판단하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고, 언제든 답해주는 존재. 2026년을 향하면서 '파이터·불독·승자'로 대표되던 공격적 언어는 상담과 파트너십을 앞세운 표현에 자리를 내주고 있으며, 메시지는 "내가 당신을 대변한다"만큼이나 "내가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다"를 전해야 합니다.

오해는 없어야 합니다. 이것은 변호사가 상담사가 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치료와 동반을 위해 AI를 찾는 흐름이 뚜렷하다는 사실에서, 변호사가 치료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의뢰인은 자기 말을 들어줄 사람을 찾고 있다'는 깊은 교훈을 읽어야 합니다. 핵심은 역할 분담입니다. AI가 채우지 못하는 지점은 명확합니다. 기계는 많은 질문에 답할 수 있지만 관계를 만들 수는 없으며, 변호사는 의뢰인의 문제와 자신의 법적 해법 사이를 잇는 인간적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홈페이지 첫 화면, 블로그 도입부, 상담 폼 안내문의 온도가 중요해집니다. 겁먹은 사람이 처음 읽는 문장이 실적과 승소율의 나열이라면, 방금 AI에게서 '괜찮아요, 하나씩 봅시다'라는 응대를 받고 온 사람에게는 차갑게 느껴집니다. 첫 문장은 진단이 아니라 인정이어야 합니다. 그다음에 전문성으로 넘어가도 늦지 않습니다.

첫 상담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법

실무로 좁혀 봅니다. AI가 감정의 1차 창구가 됐다는 것은, 변호사의 첫 접점이 '차별화의 마지막 보루'가 됐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AI는 24시간 응답하지만 책임지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반대입니다. 이 비대칭을 응대 설계로 번역해야 합니다.

첫째, 속도와 온도를 함께 잡습니다. AI가 만든 기대는 즉시성입니다. 문의에 몇 시간씩 반응이 없으면, 의뢰인은 이미 익숙해진 '즉답'과 여러분을 비교하게 됩니다. 첫 응답에서 사실관계 질문으로 곧장 들어가기 전에 상황을 한 번 받아주는 한 문장이, 국내 상담 현장이 말하는 '심리적 안도감'을 만듭니다.

둘째, AI가 정리해 온 내용을 부정하지 말고 활용합니다. 이미 상당수 의뢰인은 자기 사건을 나름대로 정리하고 옵니다. 국내 상담 안내들도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되짚어 메모하고, 그 과정에서 감정을 덜어내면 사건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권합니다. AI는 바로 이 정리 작업의 조수 역할을 합니다. 의뢰인이 가져온 초안을 무시하기보다, 그 위에서 법리적 쟁점을 잡아주는 것이 훨씬 빠르고 신뢰를 남깁니다.

셋째, 콘텐츠의 화자를 바꿉니다. 검색과 요약형 AI가 법률 지식을 사실상 무료로 뿌리는 시대에, '정보'만 담은 글은 이미 대체됐습니다. 반면 사람이 쓴 글에 대한 선호는 여전합니다. 생성형 AI의 글쓰기는 밋밋하고 정형적으로 읽히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은 여전히 인간이 만든 콘텐츠를 읽고 싶어 합니다. 사건의 감정선, 의뢰인이 실제로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그 불안이 어떻게 풀렸는지를 담은 글은 AI가 흉내 내기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검색과 요약은 AI에게 넘어갔고, 이제 감정의 1차 응대까지 넘어가고 있습니다. 변호사에게 남는 영역은 좁아지는 동시에 선명해집니다. 판단하지 않고 듣는 태도, 책임지는 무게, 사람 대 사람의 신뢰. 첫 상담 한 통, 홈페이지 첫 문장, 블로그 첫 문단의 온도를 점검하는 일이 지금 가장 값싼 투자입니다. 의뢰인은 이미 AI에게 마음을 열고 왔습니다. 그다음 문을 여러분이 어떻게 여느냐가 선임 여부를 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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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macdee 에디터

MAKETHIS1 편집팀이 작성하는 법률 마케팅 인사이트입니다. 기자·방송작가 출신이 쓰고, 법학 전공자가 법률 표현을 검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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