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아빠와 엄마가 모두 있는데, 부모의 사정으로 이혼한 뒤 한쪽 부모를 영영 볼 수 없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아이는 정서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법은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부모가 이혼하더라도 아이를 양육하지 않는 쪽의 부모가 주기적으로 아이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면접교섭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부부가 이혼해 더 이상 함께 살지 않더라도, 양육권을 가지지 않은 부모가 주기적으로 아이를 만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가 마련된 이유는 오로지 아이의 복리를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양육자가 아닌 쪽의 부모를 만나는 것이 오히려 아이의 복리를 해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은 면접교섭제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면접교섭제한이란 무엇인가
면접교섭을 하면 아이는 비양육자인 부모와 대화를 하고, 연락을 주고받고, 사진이나 선물을 교환하며, 때로는 함께 여행을 가서 추억을 쌓을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는 월 2회, 1박 2일 정도로 진행합니다.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에는 일주일 정도로 기간을 길게 잡고 비양육자 부모의 집에서 자고 오거나 함께 여행을 다녀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마저도 금하고 싶은 사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면접교섭제한은 양육권을 가진 부모 측에서 아이가 양육권이 없는 부모를 만나지 못하게끔 제한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은 양육권이 없는 부모가 유책배우자이거나, 그 유책사유가 아이의 정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경우에 제한되는 일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비양육자 부모가 알코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알코올중독자이거나 성생활이 너무 문란한 경우 등이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면접교섭제한은 양육권을 가진 부모의 재량이 아닙니다. 아이를 보여주고 싶으면 보여주고, 보여주기 싫으면 보여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아이와 전 배우자의 면접교섭 제한을 원한다면,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아이를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비양육자 부모와 아이의 만남을 제한한다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하셔야 합니다.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면접교섭제한을 한 사례
결혼 후 5년간 부부 생활을 이어온 남편 A씨와 아내 B씨는, A씨와 상간녀 C씨의 불륜으로 이혼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5살 미성년 자녀 D가 있었습니다. 아내 B씨는 유책배우자인 A씨를 제치고 자신이 양육자가 될 수 있었지만, A씨의 면접교섭권까지 막기는 어려웠습니다.
결국 B씨는 내키지 않았지만 A씨와 D의 만남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만남이 잘 이루어지는 듯했으나, 갈수록 A씨와의 만남이 D에게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드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A씨가 갑작스럽게 D와의 약속 시간을 바꾸거나 마음대로 장소를 바꿔 버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상간녀 C씨와 함께 D를 데리고 놀이동산에 가기도 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A씨가 면접교섭권을 악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면접교섭권을 제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B씨는 변호사를 찾아와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고, 변호사는 A씨가 면접교섭권을 악용하고 있으며 A씨와의 만남이 아이 D의 양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피력했습니다.
결국 B씨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면접교섭권을 제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면접교섭제한, 이렇게 판단하시면 됩니다
부모의 이혼은 부부 사이의 이혼일 뿐, 아이와 부모를 떼어낼 이유가 되지는 못합니다. 부부가 이혼하여 별거하더라도 아이의 양육은 잘 이루어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면접교섭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에게는 엄마와 아빠가 각각 필요한 순간이 있으며, 엄마만이 해 줄 수 있는 부분과 아빠만이 해 줄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양육자라는 이유만으로 비양육자인 부모와 아이의 만남을 막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다만 상대 배우자가 아이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오히려 피해를 준다면, 진지하게 면접교섭 제한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 상대 배우자는 아이에게 아빠 또는 엄마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행복과 이익이 최우선이어야 합니다. 면접교섭권의 제한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아이의 행복을 지켜내시길 바랍니다. 일반인으로서는 알기 어려운 법률적 과정이 많은 만큼, 홀로 힘들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아 위기를 해결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