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동향2026년 7월 25일· 👀 80

개업 변호사 매출, 물가는 49.5% 오르는 동안 19년째 제자리

2007년 3억, 2025년 3억. 같은 기간 물가는 49.5% 올랐습니다. 개업 변호사 매출이 19년째 정체된 진짜 원인은 사건 수가 아니라, 의뢰인이 변호사를 '찾는 경로'가 통째로 바뀌었다는 데 있습니다.

숫자 하나가 지난주 법조계를 관통했습니다.
2025년 기준 개업 변호사 1인당 매출은 3억2550만원으로, 2024년(3억1440만원)보다 3.5% 늘었지만, 국세통계포털에서 변호사 매출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7년(3억107만원) 이후 19년째 정체 상태입니다.
그사이 물가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보면 정체라는 단어는 오히려 후하게 들립니다.
같은 기간(2007~2025년) 물가는 49.5% 뛰었습니다.
명목 매출이 제자리라면, 실질 소득은 그만큼 뒷걸음질 쳤다는 뜻입니다.

같은 시기 대형 로펌은 정반대 곡선을 그렸습니다.
대형 로펌이 급성장하는 동안 변호사 1인당 매출은 20년 가까이 3억원 언저리에서 제자리걸음을 했습니다.
시장 전체가 커지는데 개인의 몫만 얇아졌습니다. 이 격차의 이유를 '사건이 줄어서'라고만 읽으면, 정작 바꿀 수 있는 것을 놓치게 됩니다.

사건이 준 게 아니라, 사건이 한쪽으로 쏠렸다

공급 쪽 숫자부터 냉정하게 보겠습니다.
2026년 기준 변호사 등록자 수는 3만8235명으로 변리사(1만1293명), 세무사(1만7369명), 공인회계사(2만8141명)보다 많습니다.
등록만 많은 게 아닙니다.
변호사 개업자는 3만2168명으로 변리사 개업자의 약 7배, 세무사 개업자의 약 2배에 달하고, 등록자 대비 개업 비율은 84.1%로 공인회계사(67.7%), 변리사(43.0%)를 크게 웃돕니다.
자격을 딴 사람 대부분이 실제로 시장에 들어와 경쟁한다는 뜻입니다.

수요 쪽 지표는 더 가파릅니다.
변호사의 월평균 수임 건수는 2008년 6.97건에서 2022년 1.05건으로 급감했고, 현재는 일반 사건 기준 1건조차 되지 못합니다.
여기에 변협은 기술 변수를 더합니다.
리걸테크와 생성형 AI의 급격한 발전이 법조 시장의 지형 자체를 흔들고 있으며, 수요 감소와 기술 대체라는 이중의 구조적 압박이 동시에 가해지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하지만 총량만 보면 절반을 놓칩니다. 문제는 줄어든 사건이 균등하게 나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국세청의 2014~2022년 귀속 자료에서 변호사의 평균소득은 1억원, 중위소득은 3000만원으로 전문직 종사자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평균과 중위의 이 간극이 양극화의 실체입니다. 상위 몇 퍼센트가 큰 사건을 흡수하는 동안, 절반의 변호사는 중위 3000만원선에 묶여 있습니다. 매출이 정체된 게 아니라, 매출이 갈 곳을 잃고 한쪽으로 흘러간 겁니다.

의뢰인의 '탐색 경로'가 바뀌었다는 것

19년째 3억이라는 숫자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이 정체는 변호사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의뢰인이 변호사를 찾는 방식 자체가 그사이 통째로 바뀌었기 때문에 생긴 결과입니다.

과거 개인 의뢰인은 지인 소개나 사무실 위치로 변호사를 정했습니다. 지금은 검색과 후기, 그리고 점점 더 AI 답변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큰 사건을 다루는 로펌은 이름값과 조직으로 이 변화를 견딥니다. 정작 흔들리는 쪽은 개업 변호사입니다. 의뢰인의 첫 접점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순간, '실력'과 '보이는 실력'은 다른 문제가 됐습니다. 아무리 유능해도 검색 결과와 AI 추천 목록에 등장하지 못하면, 의뢰인의 후보군 안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여기서 전문화가 단순한 브랜딩 구호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 됩니다. 등록 데이터를 보면 변호사들의 쏠림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한 시점 기준
가장 많은 변호사가 등록한 전문분야는 형사법으로 1356명, 이어 이혼(517명), 가사법(433명), 부동산(405명) 순이었고, 반면 법인세·상속증여세는 각 1명, 무역·영업비밀은 각 2명에 불과했습니다.
다수가 몰린 형사·이혼 영역은 이미 광고 단가와 경쟁이 극심하고, 수요는 얇지만 경쟁이 거의 없는 영역이 통계 반대편에 존재합니다. 3만 8천 명이 같은 키워드를 두고 싸우는 시장에서, 자기만의 좁은 영역을 선점하는 쪽이 정체 곡선을 벗어납니다.

다만 표현에는 선이 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과 같이 협회 명칭을 병기하는 '전문' 표시는 반드시 전문분야 등록을 마친 변호사만 사용할 수 있고, 전문분야 등록은 개별 변호사에게 부여되는 자격이므로 법률사무소나 법무법인 명의로 '전문'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금지됩니다.
차별화의 언어를 다듬되, 규정의 경계를 넘지 않는 정교함이 함께 필요합니다.

정원 감축을 기다리는 동안, 개인이 손댈 수 있는 것

변협의 요구는 분명합니다.
합격자 1500명 이하 결정과 함께 로스쿨 입학정원 감축, 결원보충제 폐지, 로스쿨 통폐합 등 제도 개편을 위한 협의 체계 구축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방향은 타당합니다. 그러나 제도는 느리게 움직이고, 설령 오늘 배출 인원을 줄여도 이미 시장에 들어온 3만 명 이상의 경쟁 구도는 당장 바뀌지 않습니다. 정원 조정은 미래의 공급 곡선을 손보는 일이지, 지금 사무실 문을 연 변호사의 이번 달 수임을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변수로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총 사건 수, 신규 변호사 배출, AI의 대체 속도는 개인의 손 밖에 있습니다. 반면 의뢰인이 나를 어떤 경로로 만나는지, 그 접점에서 무엇을 보게 되는지는 통제 가능한 영역입니다. 같은 3만 8천 명 안에서도 어떤 변호사는 특정 분야의 검색과 상담 유입을 꾸준히 만들고, 어떤 변호사는 '월 1건 미만'의 통계에 그대로 포함됩니다. 둘을 가른 것은 사건의 총량이 아니라 자신을 시장에 노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19년째 3억이라는 숫자는 경고인 동시에 여백입니다. 시장 평균이 멈춰 있다는 것은, 평균을 넘어서는 방법이 아직 대부분 비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좁고 선명한 전문 영역을 정하고, 그 영역에서 의뢰인의 탐색 경로 위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지금 개업 변호사가 정체 곡선에서 이름을 빼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실질적 지렛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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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dee 에디터

macdee 개발팀과 법률 마케팅 전문가가 작성한 인사이트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