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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동향

10월 1일, 법무법인 간판이 바뀐다: 변호사 '이름값'의 유효기간

로펌 네 쌍이 동시에 합병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공통점은 '이름이 바뀐다'는 것. 그리고 그 이름을 지키려는 싸움에서 한 곳은 투표가 부결됐습니다. 사무소 이름은 과연 자산일까요.

10월 1일, 이름 하나가 공식 서류에서 사라집니다

법무법인 원과 법무법인 민후가 10월 1일 '법무법인 원'으로 통합합니다. 민후라는 이름은 그날부로 간판에서 내려옵니다. 민후는 IT·지식재산·데이터·개인정보·기술규제 분야에서 10년 넘게 쌓아 올린 이름이었습니다. 통합 법인은 같은 날 'AI 정보보안센터'를 함께 출범시킵니다.

같은 달, 대륙아주와 린도 합병등기를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양측 파트너총회에서 합병계약 승인을 마치고 채권자 이의제출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주목할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두 법인은 9월 초 새 법인 이름을 공모했습니다. 어느 한쪽 이름도 남기지 않는 방식입니다.

바른과 동인은 9월 14일 합병 추진 MOU를 체결했습니다. 가칭은 '바른동인', 합산 매출 1,877억 원, 변호사 553명. 성사되면 국내 로펌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합병이자 매출 기준 7위권 로펌이 됩니다. 본계약 목표는 12개월 내입니다.

그리고 한 곳은 멈춰 섰습니다. LKB평산이 법무법인 정세와의 합병 여부를 놓고 9월 21일 실시한 내부 구성원 투표는 부결로 결론 났습니다. 숫자만 보면 통과였습니다. 전체 구성원 140명 중 합병 안건에 112명, 명칭 변경 안건에 106명이 찬성해 정족수 105명을 모두 넘겼습니다. 그런데 LKB 출신은 92%가 찬성한 반면 평산 출신은 59%에 그쳤고,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왔습니다.

합병 안건과 '명칭 변경' 안건이 따로 올라간 이유

이 투표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찬반 비율이 아닙니다. 합병 안건과 명칭 변경 안건이 별도로 상정됐다는 사실입니다.

로펌 합병의 실무는 지분, 보수 체계,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구성원 투표에 이름을 따로 물었다는 건, 조직 내부에서 상호(商號)가 지분에 준하는 자산으로 취급된다는 뜻입니다. 1년 반 전 LKB와 평산이 합쳐 만든 이름을, 다시 한 번 바꿀 것인가. 그 질문이 별도 의결 대상이 될 만큼 무거웠습니다.

대형·중견 로펌은 이름을 바꿔도 공백을 메울 수단이 있습니다. 기업 고객 명단이 있고, 합병 소식 자체가 수십 건의 기사로 퍼지면서 새 이름이 며칠 만에 검색 데이터에 축적됩니다. 바른동인이라는 가칭은 본계약도 맺기 전에 이미 수십 개 매체에 실렸습니다. 이름을 새로 만드는 비용을 언론이 대신 치러준 셈입니다.

개인 사무소는 다릅니다. 간판을 바꿔도, 분야를 바꿔도, 사무실을 옮겨도 기사 한 줄 나지 않습니다. 쌓아둔 것이 '이름' 하나뿐이라면 그 이름은 바뀌는 순간 0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그런데 애초에 의뢰인은 사무소 이름으로 검색하지 않습니다

더 불편한 사실이 있습니다. 개인 의뢰인 시장에서 사무소 이름은 검색의 출발점이 아니라 도착점입니다.

김앤장과 10대 로펌의 합산 매출은 4조 1,885억 원으로, 2021년 3조 265억 원 대비 5년 새 38% 넘게 늘었습니다. 이 성장은 공정거래·노동·규제 대응 같은 기업 법률 수요가 떠받치고 있습니다. 기업 법무팀은 로펌 이름을 알고 접근합니다. 브랜드가 곧 입구입니다.

개인 의뢰인의 질서는 정반대입니다. 그들은 법인명을 모른 채 자기 상황을 문장으로 입력합니다. 검색창에 들어가는 건 사무소 이름이 아니라 사건의 이름입니다. 네이버는 AI 브리핑을 전체 검색 질의로 확대하는 중이고, 챗GPT 사용 경험자는 이미 전체 이용자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한두 단어 대신 열다섯 글자 넘는 문장으로 묻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긴 문장에는 로펌 이름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압력이 겹칩니다. 법무부는 올해 변호사 부당광고 조사·징계를 강화하면서 전관 이력 표시 광고의 기준을 새로 세웠습니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접수된 광고규정 위반 징계 사건은 2021년 1건에서 2025년 88건으로 늘었습니다. '최고', '유일' 같은 최상급 표현은 물론, 승소 가능성을 수치로 장담한 광고, 전관 관계를 내세운 광고가 제재 대상이 됐습니다.

조직의 이름값은 합병으로 흔들리고, 개인의 경력값은 규제로 좁아집니다. 이름으로 끌어오던 길이 양쪽에서 동시에 막히고 있습니다.

큰 쪽이 '종합'으로 갈수록 비는 칸이 생깁니다

이번 합병들의 명분은 하나로 모입니다. 기업이 요구하는 법률서비스가 복잡해졌고, 자문부터 분쟁 대응까지 한 조직에서 받아내려는 수요에 맞추겠다는 것입니다. 원과 민후는 송무의 깊이에 기술 법무를 붙였고, 바른과 동인은 송무·형사에 기업·금융·공정거래 자문을 붙였습니다. 방향은 전부 '종합'입니다.

종합으로 올라가는 조직이 늘어나면, 그들이 손대지 않거나 손댈 이유가 없는 영역이 남습니다. 사건 단가가 낮고, 건수는 많고, 지역성이 강하고, 의뢰인이 직접 검색해서 찾아오는 사건들. 이 영역은 조직 규모로 이기는 시장이 아니라 검색에서 먼저 발견되는 쪽이 가져가는 시장입니다.

등록 변호사 4만 명 시대에 개인 사무소가 '종합 법률서비스'를 내걸면, 553명짜리 법인과 같은 문장을 쓰게 됩니다. 같은 문장을 쓰면 규모로 비교당합니다. 비교당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이 쓰지 않는 문장을 쓰는 것입니다.

이번 주에 해볼 세 가지

하나. 내 사무소 이름이 흩어져 있는 곳을 전부 적어보십시오. 네이버 플레이스, 변협·지방회 회원 프로필, 블로그 소개란, 홈페이지 푸터, 과거 인터뷰 기사, 명함. 상호 표기와 대표 분야 문구가 전부 같습니까. 한 글자라도 다르면 검색 엔진과 AI는 다른 주체로 인식합니다. 로펌들이 합병하면서 가장 공들이는 작업이 바로 이 표기 통일입니다. 합병하지 않는 사무소도 똑같이 해야 합니다.

둘. 대표 분야 한 줄을 '사건의 이름'으로 다시 쓰십시오. '민·형사 전반'은 검색되지 않는 문장입니다. 의뢰인이 실제로 입력하는 말, 전화기 너머에서 가장 자주 듣는 첫 문장이 그 자리에 들어가야 합니다. 지난 3개월 상담 기록에서 첫 문장만 뽑아보면 답이 나옴니다. 가장 많이 반복된 표현 세 개가 당신의 키워드입니다.

셋. AI에게 당신 사무소 이름을 물어보십시오. 챗GPT와 네이버 AI 브리핑에 사무소명을 넣고, 그다음엔 당신이 주력하는 사건명을 넣어보십시오. 사무소명에 아무 답이 안 나오고 사건명에 다른 사무소가 나온다면, 그게 지금의 좌표입니다. 불쾌한 결과일수록 정확한 출발점입니다.

로펌들은 지금 수백억 원대 조직을 합치면서 이름을 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그만한 비용을 들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간판을 바꿀 일이 없는 사무소라면, 그 이름이 어디에서 어떻게 발견되는지를 점검하는 데 같은 무게를 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름은 가만히 둔다고 자산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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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MAKETHIS1 편집팀

MAKETHIS1 편집팀이 작성하는 법률 마케팅 인사이트입니다. 기자·방송작가 출신이 쓰고, 법학 전공자가 법률 표현을 검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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